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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자전거 횡단

미국 자전거 횡단 #10 [~19일] 유타(Utah), 열사의 땅 45도의 지옥을 맛보다.

by 태디 2014.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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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전거 횡단 #10 [~19일]

유타(Utah), 열사의 땅 45도의 지옥을 맛보다.





모뉴먼트 벨리 ~ 블러프(6월 14일)








떠나려니 날씨가 맑게 개였다. 

음!~

어제 저녁까지 일찍 떠나는것에 대해 아쉽지 않다고 생각 했는데 막상 떠나려니 

아쉽네 ㅠ









여기 캠핑장은 바위산으로 둘러싸여 요새화 되어 있다. 어제 모래바람이 그렇게 불었는데도

바람만 새차게 불었을뿐 모래가 여기까지  몰려오지 않았다. 









어제 봤던 뷰 포인트에 다시 갈까 말까 머리속에서 끊임없이 나의 마음을 시험한다.

결정은 내가 하는거니까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어차피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니까 편한대로 생각하면 되니까...










파란 하늘을 보면 더 있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 더 든다.








마지막 고민의 순간이다. 여기를 떠나면 되돌아 오기도 모하고 해서 잠시 생각을 정리한다.

멕시칸 햇(Mexcan hat) : 22마일(35.2km) / 블러프(Bluff) : 47마일(75.2km)

블러프는 오늘 가게 될 곳이고 멕시칸 핫은 도중에 보게 될 바위 산이다. 멕시코 모자를 

눌러 썼다고 해서 멕시칸 핫!

고민 끝!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뭐!

















모뉴먼트 벨리 잘 있어라
















모뉴먼트 벨리는 백인들이 인디언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을때 

조상들이 살았던 땅으로 가겠다 해서 선택한 인디언의 마지막 땅이기도 하다.

백인들에게는 그저 버려진 황무지의 쓸모없는 땅 이였지만 인디언들에게는 

조상 대대로 살아 왔던 땅이기에 유일하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인디언들에게 자치권과 경제 독점권이 주어진 몇 안되는 곳이다. 

나바호 인디언들에게 모뉴번트 벨리는 살아가는 터전이자 과거 조상들처럼 

지켜내야 할 마지막인 곳이다.









온도가 계속 올라간다. 아직 새벽이라 괜찮지만 하지가 가까워지고 있어

태양의 열기는 저돌적으로 그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모뉴먼트 벨리를 지나 마지막 고개를 넘으니까 대평원이 펼치진다. 

이런 도로에서는 자동차는 오토크루즈에 넣고 주행해도 괜찬겠다. 

오토크루즈(auto cruise control system)는 운전자가 가속패달을 밟지 

않아도 원하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이다. 

자전거는 이러한 장치가 없다. 주구장창 패달을 밟는 방법외에는 없다.


누차 강조하지만 자전거는 언제나 정직하다. ㅋㅋㅋ









끝에서 지평선 너머까지 거리를 재봤더니 5km가 넘는 거리였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곳이 없다. 참 신기하고 부러울 따름이었다. 

미국이야 워낙에 땅덩어리가 크니 이런 곳은 어디를 가든 존재한다.

특히 콜로라도 산맥을 넘으면 동부까지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이 있다.

 






이곳은 여행자들에게 굉장히 유명한 곳인데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도 나왔고

각종 영화나 CF에도 나온 유명한 촬영장소이다.









출처 : http://unforgettable.tistory.com/198









모터 바이크를 타고 온 커플 여행자에게 사진 찍는 것을 부탁하여 설정샷으로 찍었다.

가운데서 찍어주길 바랬는데 영어가 잘 안되니 이정도면 만족이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정신없이 찍다가 순간적으로 바람이 불어 자전거가 넘어졌다.

페니어와 물통은 자전거와 분리되어 내동댕이 쳐졌고 난 내 카메라를 붙잡았다.

카메라는 소중하니까 ^^v

다행이 사진을 찍어줬던 커플이 고맙게도 도와주었고 그들이 떠난뒤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사진 몇장을 더 찍었다. 








내가 원했던 컷은 이런 장면인데 자전거 라이딩 하는 모습만 들어가면

딱 좋았는데 아쉽다. 

이곳에서 사진찍을때는 꼭 주의 해야 할 것이 언제든 뒤에서 차가 올것에 

대비하여 교통사고를 조심해야 하고 자동차의 주행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앞, 뒤로 먼곳까지 주시할 수 있을중도로 길이 쭉쭉 뻗어 있다.

고로 항상 앞뒤로 살펴야 하고 항상 관광객들이 있는 곳이기에 

사진을 다 찍었으면 빨리 자리를 양보해 주는게 좋다.








사진을 찍고 떠나려던 찰나에 RAAM팀이 지나간다. 

RAAM은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대회이다.

웹사이트 : www.raceacrossamerica.org/‎

RAAM(Race Across America)미 대륙 횡단레이스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에서 출발하여 메릴랜드 아나폴리스까지 

3,000마일(4,800km)정도의 거리를 12일 안에 자전거로 달려야 한다.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죽음의 레이스이며 매일 탈락자를

가려 내는 컷 오프(Cut off)가 있다. 

참가요건은 개인, 단체 2인/4인/8인으로 나뉜다.

특히 개인 같은경우 4,800km나 되는 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내야 한다.

개인/단체 모두 엄청난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에 컨디션 관리를 위해 서포트 팀이

항상 따라다닌다. 








내리막 길이라 신나라 하면서 가고 있는데 태극마크가 새겨진 캠핑카 한대가 

지나갔다. 태극기라도 달고 갔다면 날 알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한국에서 온 여행자나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쯤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차 떠난 마당에 아쉽기만 하다.








내리막 길에서 만큼은 자동차의 오토크루즈 기능이 부럽지 않다. 그냥 나두면 

알아서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니 다만 브레이크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 가야 

한다는 것뿐 내리막 길을 알리는 표지판은 언제든 환영이다.








산후안강(San Juan River)

산후안강은 흘러서 콜로라도 강과 합쳐진다.














사진을 찍고 있을때 또 다른 RAAM팀이 스치듯 지나간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팔에 새겨진 선명한 태극마크였다. 잠시 멍했다. 이번에도 역시 태극기가 없어서

아쉬웠던 순간... 맨 처음 사이클리스트가 지나갈때는 자전거 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아닌 전지훈련을 온 사이클 선수쯤으로 알았다.

RAAM이란 대회에 참가한 선수라고 안것은 잠시후...

내 앞을 스치듯 지나간 한국인 사이클리스트와 한대의 차는 강을 건너 길가에 주차되어

있던 캠핑카와 신호를 주고 받았다.

그때서야 나는 아까 지나간 캠핑카가 바로 저 차라는 것을 인지했다.

사이클리스트는 2013년 RAAM 대회에 참가한 김기중선수 였다.

이미 2009년에 50세이하 2인 단체에 참가하여 이부분 1등한 선수였다.

김기중 선수 블로그 : http://blog.naver.com/kijung31

라이더들에게는 꽤나 알려진 분이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것...







조금전 나를 앞서가던 그 캠핑카는 바로 김기중선수를 지원팀의 차량이었다.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함께 찍었으면 좋았을껄...

한국 RAAM 팀은 단순히 대회에 참가하는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다문화 가정을 지원을 돕기 위해 달린다. 

관련기사 : http://goo.gl/kKTwxy 


돈 없는 자전거 여행자이지만 좋은 취지를 알기에 나도 기부 아닌 기부를 했다.

약소하지만 10$(쑥스~)

난 다만 내 작은 성의를 표하고자 했는데 이분들이 내게 뜻밖의 선물을 주셨다.








강을 건너서 오르막길을 오르니 주유소가 보였다. 한국 RAAM 지원팀을 여기서

또 만났다 다시 인사를 나누면서 보니까 지원팀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나에게도 하나 고르라고 했지만 고맙다고 하면서 사양했다.

참가하는 선수와 지원팀 모두 힘든 레이스를 하고 있는데 누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

 






주유소에 딸린 마트에서 고른 나의 점심메뉴는 소시지가 들어 있는 햄버거와 콜라

햄버거 가격은 1~1.5$ 하고 패스트 푸드 점에 있는 콜라(리필은 안됨)

도합 3$ 였다. 부담없이 먹기에는 괜찮은 가격이다. 다만 양은 적지만 

빠른 시간안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게 좋았다.

배고파서 햄버거는 하나 더 먹었다.








멕시칸 햇(Mexcan hat) 















대지가 온통 황토빛으로 물들어 있다.








자연의 위대함이란... 인간의 상상할 수 없는 힘을 가진게 분명하다.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데 한편으론 인간은 이치를 

역행하려 한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 대가를 달게 받을것이다.

자연은 파헤치는 등의 함부로 할 수 없는 대상이고 우리가 지켜가고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줘야할 대상이다. 우리 인간은 그것을 알지만

개발이라는 달콤한 사탕의 단맛에 취한채 끝없이 자연을 괴롭히고 있다.




















왼쪽으로 가면 구스넥주립공원(Goosenecks State Park)를

갈 수 있고 직진하면 블로프(Bluff) 계속가면 콜로라도이다.








그대로 직진~























VALLEY OF THE GODS : 신들의 계곡?


신들이 사는 또는 노니는 그러한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있고 아름다운 곳인듯 하다.








새벽에 출발할때도 더웠는데 지금은 더하다. 온도를 보니 이미 40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물은 미지근해서 갈등은 해결 안되고 갈수록 지친다.















온도계를 보니 영상 45도... 다만 위안이 되는것은 한국처럼 습도가 많지 않아서 참을만 했다.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후끈한 열기가 계속 올라오고 몸에서는 땀이 계속 흘렀다.









계속 가기에는 무리일것 같아 잠시 30분정도 쉬기로 했다. 쉰다 해도 쉬는게 아니다.

그늘진 곳도 없고 사방이 트여 있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있는데 뒤에서 차가 한대 

오더니 내 앞에 선다.







다른 나라의 RAAM 지원팀이다. 조수석에서 여자 한분이 내리더니 나에게 와서

문제 없냐고 하면서 시원한 물을 가져다 준다고 내 물통을 달라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시원한 물이 생각날때쯤 내 앞에 나타난 차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다시 평원이 이어진다. 무미건조한 도로를 계속 달리려니 지치는 것 같아서

음악도 크게 틀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스스로 내 의지를 돋구었다. 















평원을 지나니까 내리막길과 함께 엄청난 장관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너머로

푸른 산이 보인다. 사막도 이제 끝나간다는 의미가 아닐런지...
















멀리서 볼때는 장관이었지만 가까이 왔을땐 거대한 장벽이란 것을 곧 깨달았다.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말이다. 심호흡을 하고 한발한발 천천히 올라갔다.

반대편에서 멀리 차가 오는데 점점이 보이다가 커지는 것을 보니 상당한 거리의

오르막인것을 알 수 있었다.
















경사가 심해서 중간에 자전거를 핸들을 놓고 쉴수도 없고 그나마 조금더 올라

자전거를 세우고 숨을 고를 수 잇었다.








말 그대로 황.무.지







아~무것도 없다.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아치스 국립 공원으로 갈 수 있고 직진하면 블러프이다.








미국의 도로는 도로 번호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표지판에

있는 방향을 잘 주시하면서 가야 한다.







불러프 오늘 텐트 칠 곳이다.








도시의 건물들이 마치 서부의 개척시대를 연상케 한다.

캠핑장 사무실이 있는 곳을 찾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

확인해보니 캠핑장은 조금 더 들어가야 한다.








캠핑장안에 있는 사무실에 가봤는데 여기저기 두리번 거려도 매니저는 안보인다.

이미 캠핑을 하고 있는 분에게 물어봤더니 일을 건데 하시면서 내가 사무실에

아무도 없다고 하자 잠시 어디 나간것 같으니 기달려보라고 한다.








일단 후다닥 텐트를 치고 매니저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어제 텐트를 쳤던 모뉴먼트 벨리의 캠핑장보다 시설은 못하지만 

잔디가 깔려 있어 좋았다. 옆에 펌프가 있어 물도 원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면서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멀리서 누가 나를 부른다.







바로 이분 명함을 받았는데 이름 부분이 오렴이 오염이 됐다. ㅠㅠ


아리조나 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이라고 하셨다.

이분이 나를 알아보신건 아까 한국 RAAM 팀이 준 태극기를 자전거에 


꼽고 다녔는데 이를 알아보신 것 같았다.

자신도 역시 한국 RAAM 팀을 만났고 하면서 태극기와 싸인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도 같이 찍고 아주머니께서는 계속 먹을것과 시원한 음료수를 가져다 주셨다.









이분들은 휴가를 내셔서 약 한달 이상을 미국 서부를 여행하신다고 하였다.

내가 007의 숀코너리를 닮았다고 하자 굉장히 좋아 하셨는데 주변에 지인들도

가끔 자기를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여행을 하면서 캠핑카 뒤에 자전거와 작업공구를 가져다면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아저씨는 마치 코미디언처럼 재미난 재스쳐를 해가면서 이야기를 하시는데 

멋스럽고 부러웠다. 

인사를 끝으로 아저씨는 나에게  내일 아침 떠나기 전에 꼭 오라고 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펌프를 보여주시면서

(손동작으로 펌핑 하는 재스처를 취하면서) 

자전거에 바람을 넣고 가라고 했다.

펌핑(pumping) : 펌프의 손잡이를 상하로 되풀이하여 움직이는 일.










"오늘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 여행은 늘 배가 고프다. 아저씨가 초대해 주셔서 많이 먹었는데...

또 다시 찾아오는 시장기는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고 라면 하나를 끓이게 했다.









한국 RAAM팀이 나에게 주었던 선물은 바로 육개장과 참치캔

그리고 태극기이다.

LA를 떠나고 한참동안 라면 빼고는 한국음식을 먹지 못했는데 육개장때문에 

그 갈증이 어느정도 해소됐다. 

태극기는 정말 꼭 필요한 시점에 그들이 내게 준 소중한 선물이 됐다.









"토끼"




















6.14 : 77.7km / Cottonwood 캠핑장




총 이동거리 : 720.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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