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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자전거 횡단

미국 자전거 횡단 #16 [~31일] 중부 대평원의 시작 (플라글러, 굿랜드)

by 태디 201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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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전거 횡단 #16 [~31일] 

중부 대평원의 시작 (플라글러, 굿랜드)







콜로라도 스프링스 ~ 플라글러(6월 25일) ~ 굿랜드(6월 26일)










로키산맥을 넘어 왔지만 아직 해발 2,100m가 넘는다. 동쪽으로는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편안하게 라이딩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틀동안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한국음식도 먹고 편안하게

쉬다 간다. 덴버까지 25번 프리웨이로는 차도 많고 위험 할 것 같아 과감히 덴버행을 포기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한국음식도 먹었고 한국인의 따듯한 정도 받았기 때문에 굳이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도시는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쥐약이다. 길도 복잡하고 차도 많으며 신호도 복잡하다

위험요소가 많으니 필요하지 않으면 자전거 여행하면서 굳이 호랑이 굴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








아침에 한국인 사장님에게 인사하고 가려 했는데 계시지 않았다. 다른 한국분이

자리를 대신했다. 어제 사장님과는 가족이라고 했다. 
인사 드리고 출발을 한다.

잠시 길에서 어제 주유소에서 산 초코렛을 먹으려 꺼냈더니 봉지 안에서

다 녹아 버렸다. 이런 ㅠ.ㅠ
 






오늘 1차 목표는 리몬(Limon)까지인데 거리는 58마일(92km)인데 만만하지 않은 거리이다.

하루 꼬박 가면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 할 수 있겠다.








새벽에 출발을 했어야 하는데 모텔앞에서 사장님 친척분과 얘기하다가 좀 길어졌다.

늦게 출발해서 인지 해는 머리위 가까이 다다와 있었고 아스팔트는 뜨끈하게 달아올랐다.

차가운 얼음물이 생각이 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은 마음이다.









원하면 이루어지는 건지 오아시스 같은 작은 마트가 눈앞에 보였다.







물을 1갤런(3.75리터)을 구입했는데 한여름에는 이거 한통도 모자른데 추가적으로 

물통을 더 준비해야 한다. 최소 하루에 5리터 이상은 담을 수 있는 저장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같은 곳에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물을 약 1리터 정도의 양을 2개의 스테인레스 물병에다가 담았다. 담아두면 일단 반나절 정도는 차게

해서 보관 할 수 있다. 나머지 물은 시간이 지나면 또 뜨거운 햇빛에 저절로 데워진다.

스테인레스 물병에 담긴 물은 최대한 아끼고 PET병에 담은 물부터 마신다.

얼음이 있으면 좋으련만 얼음은 많은양만 팔기 때문에 살 수도 없고 이따금 마트에 들려서

빙과류나 차가운 음료를 마셔야 할 것 같다.















2시간 정도 달려왔는데 로키산맥은 뒤로 멀찌감치 시야에서 사라지고 가는방향에는 끝없는

평원만 펼쳐진다. 







정말이지 끝도 없어 보인다. 길게는 일리노이까지는 계속 이럴텐데 가다 지루해서 죽겠다.

아리조나, 유타, 로키산맥 넘어올 때보단 자전거 타기는 한결 수월해 진 반면에 너무 심심하다.






8~11마일 단위로 작은 도시 하나씩 나오는데 그나마 도시에 들어가서 시원한 음료나 빙과류

먹을 수 있으니 위안 삼고 계속 달린다.








그래도 심심한건 어쩔 수 없다.







탁 트인게 눈은 시원해서 즐겁긴 한데 달리다가 잠올 것 같아 겁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사고 날성 싶다. 아침에 눈 떳을 때는 분명 거대한 장벽처럼 로키산맥이 버티고

있었는데 그 산을 등지고 달리니 어느새 로키산맥은 저 멀찌감치 달아나고 보이지 않았다.

콜로라도 주를 반으로 나누면 서쪽으로는 험준한 로키산맥이 있고 동쪽으로는 평원이 시작된다.

콜로라도에서는 일부지역이긴 하지만 사막, 산맥, 초원지대까지 다 접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초원에 흰점(양떼)들이 수없이 박혀 있지만 미국에는 양대신 소들이

초원을 뒤덥고 있다. 벌써 저놈들만 보면 지겨운데 앞으로 수천km를 더 봐야 한다니 


다음부턴  소를 본다면 그냥 외면해야 겠다.








하루중 가장 줄거운때... 아이스크림 먹는 시간 ^^







밖에다 자전거를 세워두면 안장 및 페니어가 뜨거워진다. 그래서 내가 쉴때는

자전거도 같이 그늘 밑에 쉬게? 한다.







레몬까지 24마일 대충 40km 조금 못된다.








더운거 빼고 다 좋은데 도로가 움푹 파였다.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알 수 없겠지만

계속 이어진다면 승차감도 좋지 않고 일정한 속도를 내는데도 평소보다 많은 힘들 

패달에 전달해야 한다.







7~8m마다 반복되는데 수초마다 덜컹해버리니까 점점 짜증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묵묵히 파인 부분이 나오면 안장에서 잠깐 일어서 

덜컹거림을 피하고 본다.
 














아리조나부터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고도가 드디어 2,000m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태백산맥과 맞먹는 높이이다. 여기도 꽤 높은 고도인데 

평지라니... 심리적 해발고도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던 2,000m가 깨져서 살것 같다.







평지를 자전거로 달리면서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아무생각 없이 달리기에는

지루할 것 같아 저 멀리 일정한 거리마다 목적지를 정하고 도달하면 또 그다음 

목적지를 정해서 다시 달리는 것을 정하여 어떻든간에 이 지루함을 벗어나려

심하게 말해 발버둥 치고 있다.







특히 길가에 전봇대가 있으면 목표는 더 명확해진다. 어디까지 가야할지...

지루함은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잊어야 하니까 말이다.













지루함과 싸우다가도 내자신과 계속 끝없는 대화를 한다. 오늘은 어디까지 갈것인지

어디서 잘건지, 또는 쉴건지와 자전거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가...

혼자 자문자답 하는게 반복되면 마치 누군가가 내 몸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지루함도 떨쳐보고 자신과 대화도 하면서 오다 보면 생각보다 심심하지 않아 좋다.

그러다 보면 목적지에도 어느 순간 도착해 있는다.







레몬에서 발견한 캠핑장 안내판 무척이나 반갑게 다가온다.






"어? 그런데 방향이 왜 저렇지?" 

 두 방향중 아무 방향으로 가도 캠핑장이 나온다는 것인지...

잠시 혼란스러워 진다.







100km정도 왔는데 더 가고 싶은 유혹이 든다. 몸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편을 가르고

여기서 쉬면 된다, 아니다 조금 더 가도 된다. 하면서 막 싸운다. 음~ 쉽게 결정을 못하겠다.







눈앞에 KOA 캠핑장이 보인다. 생각같아선 바로 들어가고 싶지만 발이 쉽게 

떨어지질 않는다.







5분동안 고민끝에 아직 해 떨어지려면 4시간이상 더 남았으니

동쪽으로 더 가본다.







구글맵을 보고 오늘 어디까지 가야 목표를 잡고 가야 할지를 찾아본다.






주유소와 식당, 모텔까지 있을건 다 있으니 오늘은 여기서 머물 생각을 하고 

출구가 나올때까지 더 달린다.








길기만 할 것 같은 여름의 태양이 어느덧 지평선 아래까지 와 있다. 이거 너무 무리하게 

온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잠잘곳이 눈앞인데 여유를 부려본다.








모텔이다.^^

그런데 왠걸... 모텔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운영을 하지 않는단다.

160Km를 달려서 쉼없이 왔는데 갑자기 잘곳이 없어졌다니 온몸에 힘이 빠진다.

마트 안에 들어가서 혹시 근처에 텐트 칠곳이 있는지 물으니까 한사코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콜라 한병을 사서 마신다음 마음을 추수린다.

앞으로 30분안에 날이 어두워질것은 자명하고 불쌍한 눈빛으로 도움을 청했지만

시쿤둥한 반응이다. 마트안에 아주머니가 다음도시까지 태워 줄테니 15$을 달라고 했다.

자동차로 10분이면 갈거리를 무슨 15$을 달라는 건지... 그러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많지 않았다. 5$ 깎어서 10불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겨우 픽업트럭을 잡아 타고 다음도시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좀 야박해 보이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세상에는 공짜란 법은 없다라는 것을 

느꼈다. 아주머니와 차타고 가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자전거로 100마일(160km)을 타면 센츄리 클럽(Century Club)을

달성했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160km 달성 ^^" 






출발하기 전 마트 아주머니가 아리바(Arriba)에서 전화상으로 
플라글러(Flagler)에 있는 모텔에 


방이 있는지와 방값까지 알아봐 주시고 출발을 했다. 또 자전거를 차에서 내린다음

내가 모텔 예약을 할 수도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내 대신 방값을 알아보면서 예약하는

과정을 도와 주셨다. 

모텔을 예약하고 아주머니와 헤어지려 할때 우연히 같은 모텔에 묵으려는 한국교민 가족을

만났다. 일리노이에서 오셨다고 하는데 여행차 숙박을 하려고 모텔 가격을 알아보시는

중이라고 했다. 아무튼 아주머니는 
 아리바로 다시 돌아가셨고 한국교민 가족은 가격이

맞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낮에는 지루함과 싸우다가 여유까지 부렸는데 해 떨어지면서 초조함까지 들었고 

그덕에 심심하지 않은 스펙타클(
Spectacle)?한 마무리를 했다.

레몬(Limon)에 있는 KOA  캠핑장에서 잤으면 이고생은 안할텐데... 하는 푸념이 들었다.


오늘 하루는 160km 센츄리 클럽을 달성한 것에 만족하고 의의?를 갖는다.

정말 자전거 여행할때는 목적지는 명확하게 정하고 거기서 더 간다거나 하는 생각은 

버려햐 할 것 같다.








어제 모텔 방값 알아볼때 모텔 뒤편에 캠핑장이 있는데 어떤거 선택할거냐고 

모텔 주인이 물었었다. 모텔 방값이 비싸다는 건 알지만 피곤함을 떨치기 위해선

땅바닥보다는 안에서 자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모텔을 나와서 출발하려는데 신가한 차가 있어 잠시 지켜봤다.

고급 RV인것 같기도 했다.







주유소에 있는 마트에서 물과 바나나, 1.5$짜리 햄버거를 샀다.






조금전에 봤던 차가 가질 않고 있어서 더 구경을 해보려던 차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차 근처로 다가갔다.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s)



차 옆에
 트랜스포머에 출연했던 故 베니 맥(Bernie Mac) 아저씨 닮은 사람이 앉아 있길래 

인사를 하며 혹시 차 사진 찍어도 될까요? 하고 물었더니 

그 남자는 내게 "hay come on~" 그랬다.

혹시 날 잡아가려고 이러는건가 의심도 했지만 그런건 아닌것 같고  차 내부 모습을 

보여 줄테니 들어오란 이리 오라는 거였다.















안에도 사람이 있는것을 발견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hi~"







바로 포즈를 취해준다 ㅋㅋ

버스를 개조한 RV 인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버스보다 더 컸다.







뒤에는 커다란 트레일러가 달려 있었는데 이런차 타고 평생 전세계를 

떠돌아 다니면서 여행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 보여줘서 고맙다고 하고 끝 인사를 나눴다.







어제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70번 프리웨이를 타기 위해 북동쪽으로 올라왔는데 

오늘부터는 정동쪽으로 계속 간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프리웨이를 빠져 나온다.















콜라 큰 것과 소세지가 들어간 햄버거 2개 혼자 먹기에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양이다.

6월말의 한여름 더위를 잠시라도 피하기 위해 마트안에서 30여분 앉아 있다가 나왔다.






























주유소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더위를 피할수 있는곳이 간간이 보이는 다리밑이다.







쭉 뻗어 있다고 해서 아무생각 없이 라이딩 하다간 폐타이어를 만나 튜브 펑크를 

당할 수 있다. 그러니 주의하면서 달려야 한다. 폐타이어 안에는 고무사이로 촘촘하게

철사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













더워서 그런지 바나나가 짓물렀다.







이번 도시는 제법 큰것같다. 피자헛부터 데니스, 버거킹, 맥도널드, 서브웨이까지 있을 건 다 있다.

"뭘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은 잠시 미뤄두고 캠핑장 부터 찾기로 했다.







반가운 캠핑장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일단 먹는건 패스하고







여기가 벌링턴(Burlington)이란 곳인가?








캠핑장이 있다는 표지판을 따라가 본다.







캠핑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한게 내가 생각했던 캠핑장과는 사뭇 달랐다.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온통 RV만 있는게 요금은 봉투에 담아서 함에 넣게

되어 있다. 20$인데 이리저리 둘러봐도 화장실도 없다. 사방은 다 트여있고 보안이란

개념은 전혀 없다. 오로지 RV만 위해서 만들어진 작은 캠핑장 같았다. 

텐트 치고 자기에는 위험요소가 많은 듯 하여 다시 주변 캠핑장을 검색하였다.








마트에서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도 못한 도로 공사구간이 나타났다. 

갓길이 사라졌고 오르막길에 대형트럭들이 아슬아슬하게 내옆을 스치듯 지나갔다.

그러길 10km 정도를 더 갔을까... 다행히 황토흙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구간은 벗어났다.

왕복 4차선중 편도 2개 차선을 차단하고 도로포장 공사를
 했다.

아스팔트는 아니고 우리나라 중부고속도로 처럼 콘크리트로 포장을 했다.









물을 마시면서 코와 입도 같이 헹궜다. 물을 많이 마셨는데도 입안의 텁텁함은 쉬이 가시질 않았다.







어제의 마음가짐은 하루도 못가서 오늘도 목표로 했던 곳을 지나쳐 또다시 

다음 목적지로 가고 있다.














위험천만하게 도로를 달리다가 잠시 쉬고 있는데 고속도로 패트롤카가 내 앞에서

정차 했다. 아뿔사.... 콜로라도 주 경계를 넘으면서 캔사스는 프리웨이에 자전거 

통행이 불가하다는 것을 깜박 잊고 계속 달렸던 것이다.

잘못했다라는 말을 하고 안내에 따라서 왔던 길을 되돌아 11번 출구(Exit)를 통해

프리웨이를 빠져 나왔다.
 














"
다시 어둠이 내려와혼자라는게 나는 싫~어~ 불빛 거리를 해메다~"

지금 이 노래 부를때가 아닌데... 또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됐다.













캠핑장 못찾으면 비박이라도 하려던 차였는데 다행히 캠핑장을 발견했다.^^







6.25 : 173km(차이동 13km) /  Little England Motel & RV Park
6.26 : 128km / MID AMERICA CAMP INN






총 이동거리 : 1,798.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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