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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자전거 횡단

미국 자전거 횡단 #36 [~70일] 온타리오 호수에서 힐링

by 태디 201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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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 포트 호프 (8월 02일~8월 04일)






2일동안 화목한 웜샤워 호스트 집에서 토론토 가정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누구 하나 열외 없이 공평하게 일을 분담하고 또 가족간에 많은 대화를 통해서


화합하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캐나다 국경을 넘어서 타고 왔던 워터프론트 트레일길을 호스트가 지도를

프린트 해서 주었다. 오샤와에서 코버그까지 약 50km정도 되는 거리다.

토론토부터 오샤와까지는 열차를 타고 갈 예정인데 호스트가 역까지 안내

해준다고 했다.











이틀동안 나의 안식처가 되었던 잠자리




















호스트가 날 위해서 중국만두들 요리해 주었는데 그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 호스트는 환경과 에너지 절약, 친환경농업등 환경 보호관련 일을 한다고

했다. 몇년전 우리나라 강을 심하게 오염시켰던 녹조 사진을 보여주니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을 처음에 대면했을때 전혀 낮가리지 않았고 나를 반겨 주었다. 아무래도 

웜샤워 호스트를 하면서 수많은 라이더들이 방문하니까 아이들 또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듯 하다.




















집 뒤쪽에는 작은 화단과 창고가 있어 거기에 자전거를 보관했다.

토론토 같은 대도시에서 집뒤에 작은 마당과 화단이 있는 집형태가

많았다. 콘트리트 회색도시에 자칫 생길 수 있는 상막함을 상쇄해

줄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호스트의 뒤를 따라서 통근열차역까지 왔다. 토론토 외각에서 오샤와까지

가는 비용이다. 토론토 달러 9.20$ 조금 비싼감이 없지 않다.










호스트의 생활용 자전거... 집 뒤 자전거를 보관하는 창고에는 여행용 자전거가

따로 있다. 생활속에서 타기 편하도록 한 DIY 흔적이 보인다.











토론토까지 와서 결국 다운타운은 가보지 못했다. 호스트 얼굴을 보면서

저기 못가본게 너무 아쉽다. 이렇게 말하니까 또 기회가 있을테니

그때 또 오라고 말해줬다.





















자전거 여행하면서 비행기, 배, 자동차와 이번에는 캐나다에서 기차까지

타게 된다. 이틀후면 포트호프에서 퀘백까지 700km의 거리를 기차를 타고

가지만 기차를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 통근열차가 좋았던건 이처럼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칸이 

열차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 승객과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약 1시간에서 1시간 20분 후면 오샤워에 도착 예정이다.

호스트와 헤어지면서 마지막까지 자전거를 열차에 싣는 것을 도와주었다.










외국에서 기차를 처음 이용하는데 긴장도 되고 했는데 창밖 풍경을 보면서

왔더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오샤와까지 온 이유는 기차의 마지막 역이기 때문이다.



















자전거 싣는 곳은 표시가 되어 금방 찾을 수 있다.

문 앞 가운데에 손잡이 봉이 버티고 있어서 뒷 페니어 한쪽을 빼고 싣었고

내릴때는 대학생에게 부탁하여 자전거를 같이 내렸다.










오샤와역(Oshawa St.) 




















온타리오 호를 끼로 워터프론트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는데 자전거도로도

상당히 잘 정비되어 있다. 다만 길이 곧게 뻗어 있찌 않아서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오샤와까지는 맑았는데 자전거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니까 먹구름이

많아진다. 곧 비가 올거 같다. 이미 땀으로 범벅이가 되어 비가 오면 오히려

시원하고 좋으며 그리 대수롭지 않다. ^^











예상대로 비가 쏟아진다. 피할 곳도 없고 그나마 조금 덜 맞을까해서 땅이

땅이 젖지 않은 큰 나무 아래로 우선 피했다.









오샤와역에서 산 샌드위치와 바나나를 꺼내 먹었다.

북쪽으로 올라갈 수록 날씨 변화가 잦을 것 같은데 갑가기 LA에서 불필요한

짐을 한국으로 보낼때 우의도 같이 보내 버렀는데 괜히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우의를 또 하나 살까? 



일단 바람막이로 버텨 보기로 했다. 










소나기성으로 많이 쏟아졌는데 금새 비가 그쳤고 먹구름도 물러갔다.

"다시 출발!"










맑게 개였다가











또 흐렸다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다.










트레일이 꼬불꼬불 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로 나왔다.

그런데 갓길이 온통 모래와 자갈뿐인데 아이오와에서 라이딩

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비까지 와서 길이 평소보다 많이 미끄럽다.

몇번은 자갈에 자전거가 좌우로 밀려서 나도 모르게 육두문자가 

하늘을 향해 발사 되기도 했다.










일단 흥분된 마음을 먹는 것으로 다스려 보자.....










포트 호프란 표지판을 보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제 포트 호프에 있는

웜샤워 호스트의 집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한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날씨가 맑으면 좋았겠지만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그저 지금 주어진 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긍정적이면 좋은거니 음 좋아! 좋아~"











나에게 행운이 찾아오려나 눈 앞에 쌍무지개가 펼쳐졌다.

하나의 무지개도 보기 어려운데 쌍 무지개를 보다니...





















넋놓고 무지개만 쳐다 보다간 오늘 하루 다 가겠다. 어서 빨리 서두루자...










포트 호프에 도착하면서 비가 또 시작 되었는데 아까보다 내리는 양이 많았다.

빗물이 운동화 안까지 파고 들어와 양말까지 다 젖게 됐다. 

퍠달을 밟을 때마다 젖은 운동화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우중라이딩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늘은 호스트와 약속한 날이라

어쩔 수 없이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온타리오 호가 보이는 곳까지 다 왔다. 다시 호스트의 주소를 구글맵에서

확인해봤는데 정수가 아닌 2-1 이런식으로 같은 숫자에 - 이 들어간 집들이

여럿 있어서 헷갈렸다. 집이 이 근처는 맞긴 한거 같은데 여기저기 왔다갔다

했다. 그러던중 어떤 분이 도와주겠다 했고 내 호스트의 이름을 보여주었는데

바로 이집이라고 했다. 긴가민가 했는데 나를 도와준 사람의 바로 옆집이었다.










비속을 뚫고 온 나를 환영해준 캐나다에서 만난 두번째 호스트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숀 코너리 닮았다고 하니까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그런 이야기 가끔 듣는다고 했다.ㅋ










식사후 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내 자전거 일정에 대한 얘기를 했다.

며칠전 호스트에게 메일을 보낼때 미리 이틀정도 있게 될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은지 물었고 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은적이 있다.

8월 4일 코버그에 있는 웜샤워 호스트의 집에서 하루 잔 후 다음날

퀘백까지 가는 기차를 타게 탈 예정이라 이야기 했다.










이틀동안 지내게 될 곳... 지하인데 호스트의 아내 되시는 분이 화실로

쓰는 곳인데 그 한켠에 호스트가 내가 잘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었다.

호스트의 아내분은 직업이 화가인데 다행히 내가 오기 전에 뉴욕으로 

여행을 가셨다고 했다.









아침식사후 오후쯤 되서 호스트에게 한국라면을 끓여 드렸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라면...

코리안 누들이고 많이 맵다고 했는데 매운거 드실 수 있다고 했다. 




















조리가 끝나고 식사를 하면서 그의 직업을 알게 되었는데 나와 같은

IT 개발자라고 했다. 우연하게도 나와 같은 직종의 사람을 호스트로

만나다니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의 분야는 웹프로그래밍과 웹디자인 그리고 네트워크 디자인까지 한다고 했다.

일을 처음 시작한게 90년대 초부터 시작을 했고 고객과의 만남이 필요할때는

필요할때마다 수시로 한다고 했다.




보통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빠르면 30대 중반 조금 더하면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이 되면 개발에서 손을 떼게 된다. 호스트처럼 늦은 나이까지도 개발일을

할 수 있다는 캐나다의 환경이 부럽기도 하고 꿈만 같은 일이었다.



캐나다도 개발자는 실력과 경력에 따라 대우는 천차만별이지만 타 직종보다는

고임금을 받고 있고 자기일에 만족을 한다고 했다. 


















화실








그림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안이라 그림을 봐도 뭐가 뭔지 잘 이해가 안된다.

그냥 그림이구나 한다. ㅡㅡㅋ




















호스트의 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거실 창문에서 온타리오 호가 보인다는

것이다. 호수까지의 거리도 3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호숫가에는 모래변이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여름에는 수영도 즐길 수 있다.

거실에서 밖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자연적으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집안 곳곳에 호스트의 아내분이 화가라서 그런지 미적 감각이 녹아 있다.


















그림(?)같은 집... 뒤뜰에는 잔디밭이 있고 앞에는 화단을 만들어져 있다.









온타리오 호... 건너편은 미국인데 그 끝이 보이질 않고 호수가 아닌 바다로 보인다.

북미의 5대호 중에서 가장 작다고 하는 호수인데도 그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잠깐 호수를 구경하고 포트 호프 다운타운을 돌아다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굳이

그럴필요 없겠다 싶어 오후 내내 호수에서만 있었다.



















희망같아선 자전거 여행 잠시 멈추고 몇달정도 살아보고 싶을 지경이다.

오하이오에서 아킬레스건에 문제만 없었다면 기차 대신 자전거로 퀘백까지

갔다면 이런 풍경은 대수롭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포트 호프에 사는 웜샤워 호스트에게 온 메일을

확인했는데 내일은 어렵다는 답변이 와 있었다.
 

기차는 출발은 이틀이나 남았고 하루를 지낼 곳을 찾아야 했는데 갑자기

망막해졌다. 일단 호스트에게 내일 하루 더 머무는게 가능한지 말해보기로 했다.









식사를 하면서 몇번 머뭇거리다가 이야기를 꺼냈는데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인후 바로 괜찮다라는 답변을 해주었다.

미국과 캐나다 웜샤워 호스트 집에 머물면서 최대 이틀까지 있어봤는데

그 이상은 실례가 될 것 같아 또 있겠다는 부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호스트 집에서 3일동안 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날은 하루종일 여행기 쓰고 퀘백 웜샤워 호스트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 또 주방옆에는 호스트의 작업실이 있어서 방해를 하지

않기 위해 식사시간 외에는 대부분 지하 화실에서 있었다.




한국에서 마무리 못한 2011년에 다녀온 전국일주 마지막 여행기를 끝냈고

미국 자전거 횡단 1편을 처음 썼다. LA에서부터 조금씩 썼더라면 많이

밀리지는 않았을텐데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머리속에서 끄집어 내기가 힘들다.










퀘백에 사는 10명이상의 웜샤워 호스트들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답변 없는게

반 이상이었고 답장 온것중 대부분 어렵다라는 내용뿐이었다.

내일 기차안에서 와이파이가 되니까 그때 다시 웜샤워 호스트를 구해보기로 했다.








여행기를 쓰면서 가슴이 먹먹하기는 처음입니다. 20일전쯤 나비두나님이

이란에서 연락이 끊겼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얼마후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8.02 : 116km / Bart Hawkins Kreps (웜샤워 호스트)

8.03 : 0km / Bart Hawkins Kreps (웜샤워 호스트)

8.04 : 0km / Bart Hawkins Kreps (웜샤워 호스트)

(기차 59km : 코버그 ~ 오샤와)






총 이동거리 : 5,056.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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