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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나의 주식이 김밥이 되가고 있다. 어제 저녁만해도 하루종일 비에 젖은 몸상태로 인해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는데 따듯한 물에
샤워를 하고 일찍 잤더니 가쁜하게 일어났다. 자전거 여행하면서 모텔에서 자는게 사치이긴 하지만 어제처럼 비 맞은 후는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다음날 라이딩을 위해 좋은 것 같다.
오늘 일차 목적지는 땅끝 마을과 전망대 그리고 진짜 당끝지점이다.
자전거를 타고 터널을 지날때면 항상 긴장이 된다. 비좁은 터널안은 갓길이 좁고 또 어둡기 때문에 일반도로 보다 집중을 해서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도로 확장과 정비하는 구간이 많아서 위험한 구간이 많고 어수선하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는데 하늘은 여전히 파란하늘을 드러내지 않고 꼭꼭 감추고 있기만 한다. 비가 와도
하늘이 흐려도 난 그냥 질주하면 되고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기만 하면 될뿐이지만 그래도 파란하늘 밑에서 이 모든 풍경을
즐길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다른 여행자들 사진에서 수도 없이 보았던 땅끝 마을 가는길의 경치 좋은길이다. 나도 그럼 이 길을 따라 경치가 좋다고 하니
가면서 나 또한 신나게 즐겨볼참이다.
인간은 어떠한 지역의 중요한 지점이나 상징이 될만한 것에 대해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본능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많은 사람들이 한곳을 향해 찾아가는 것을 어찌 이해 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나 또한 그 분능에 이끌려 매년 자전거를 끌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해 찾아 나서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수원에서 출발하여 해남까지 오는데 열흘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아직 큰고장 없이 잘 타고 왔다. 자전거를 타면서 수시로 발생하는
타이어 펑크 조차도 한번 발생하지 않았다. 역시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 사이에서 호평과 찬사가 괜한 립서비스가 아니였다는 것이
여지없이 증명되고 있다. 어찌보면 나에게 좋은 타이어와 약간의 행운이 따라준 결과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에서 불어온 해풍에 실려온 소금기가 혀 끝으로 전해진다.
출발한지 2시간정도 만에 땅끝마을 입구까지 왔다.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계속 가면 땅끝이 보일거라는 단순한 생각을 했지만 역시 쉬운 길은 없다. 땅끝마을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경사의
오르막길이 있고 마을에 도착하면 전망대까지 또 지그재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전망대 올라가지 전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지 아니면 두고 갈지 고민을 할때쯤 뒤에서 오고 있는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전국일주
는 아니고 서울에서 출발하여 내륙으로 이동후 4일만에 땅끝마을에 도착했다고 했다. 같이 식사를 했는데 그 여행자가 내 점심값까지
모두 계산을 해버렸다. 같은 여행자인데... 이유를 물었더니 본인은 오늘 여행이 끝나기 때문에 괜찮다라는 것이다. 또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누가 계산한들 문제될게 없다고 했다.
식사후 전망대까지의 자전거를 가져가면 힘들테니 근처 파출소에 맞기고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내가 자전거를 파출소 앞에 시건장치를
하는 사이 그 여행자는 시간관계상 자전거를 끌고 바로 올라간다고 했다.
아직도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자나간 여름을 아쉬워 하는지 뜨거웠다. 땀을 흘리면서 전망대가 있는 곳까지 갔는데 그 곳에 여행자는 자전거
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자전거를 끌고 올라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데 잠시후 또 한번 놀랬다.
땅끝전망대 뒤로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오전내내 흐렸던 하늘은 어느덧 맑은하늘로 바뀌어 있었다.
나와 같이 식사했던 자전거 여행자인데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못 물어봤다.
잠시후 그 여행자는 또 바쁘다며 자전거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파란 계단을 뛰어내려 갔다.
이것이 맑고 푸른 남해의 바다이다.
올라왔던 길을 생각하면 내려갈때도 한참 걸릴 것 같아서 곤돌라(Gondola:곤도라)를 탔다. 올라오는 시간은 30분 이상
소요 됐지만 내려가는 시간은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땅끝까지 왔는데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 예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적중했다.
사실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던 이유는 파출소 앞에 세워둔 자전거 걱정때문이었다. 아무일 없을거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내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안심이 될것 같아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자전거는 그자리에 무사히 아무이상없이 세우져 있었다.
자전거 보관을 허락했던 파출소 직원분에게 감사하다란 말을 전하고 이내 출발했다.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이 해남 땅끝마을에 온기념으로 사진을 찍는 유명한 장소이기에 처음 와보는 장소였지만 많이 익숙했던
장소였다. 그래서 나또한 어김없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사실 여기는 땅끝지점이 이니다.
땅끝지점이라고 좌표가 표시된 곳은 조금전에 전망대에서 그 여행자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던 방향에 있었고 난 인지하지 못하고
바로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었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면서 왜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왔는지 비로소 알았던 것이다.
다시 갈까도 생각했지만 잠시 고민은 오래 하지 않았다. 저녁까지 완도항에 가야 해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와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두고 떠나온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다시 올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면 한편으론 기쁘고 즐거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세계일주 떠나기전 한번 꼭 다시 오리라...."
자전거 여행자들 사이에선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나 또한 기념이 될만한 사진을 찍고 싶어 여러번 시도하는데 쉽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부탁이라도 해볼텐데...
2번째 시도....
그리고 10여 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찍었다. 왠지 어설퍼 보인다. 포즈를 제대로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진이 찍혔다.
나 이전에 누군가 지나가면서 흔적을 남겼다.
(전국일주 마치고 자전거 여행 커뮤니티에 수소문을 해봤는데 사진속의 낙서 주인공은 찾지 못했다.)
내가 땅끝마을을 떠날무렵 이 오토바이 여행자가 오고 있었는데 어느덧 나를 추월해서 앞에 가고 있었고 꼭대기 정상부근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50cc 오토바이로 전국일주를 하는 친구였다. 오토바이 뒤에 메달려 있던 양은냄비가 참으로 인상적이였다. 자신을
백수라고 소개하며 일단 여행자금이 허락하는 곳까지 간다고 했다. 제주도에는 가지 않고 일단 부산까지 가는게 목표라고 했다.
오토바이 여행자가 먼저 출발을 하고 뒤를 이어 출발하려는 순간 반대편에서 또다른 자전거 여행자가 막 오고 있었다. 나와 같은 자전거
커뮤니티에서 확동하는지 몰어봤는데 아니란다. 그냥 단순히 방학을 이용해서 전국일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땅끝 최남단인 이곳까지 많은 여행자들이 홀리듯 오고 있으며 이유는 다르겠지만 목표는 똑같은 것 같다.
완도를 가는 이유는 제주도 가는 가장 짧은 노선이기 때문이다. 사전이 예매를 못한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비수기이고 하니
일단 완도항까지 가면 배표는 있을 전제로 막무가내로 간다.
완도는 더이상 섬이 아니다. 다리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내륙화? 된지 오래다.
다리만 건너면 드디어 완도다.
다리를 건넌다음 어느 방향으로 갈지 지도를 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었다. 생각보다 섬에 조금 일찍 도착한것 같아 가는 길을
재촉하지 않았다.
완도 해안선을 끼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조금 더 머물고 가고 싶다는 생각에 완도항은 내일 가기고 하고 여행 떠나기전 완도에
있는 인터넷으로 검색해 두었던 캠핑장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생각나 그곳까지 찾아가 보기로 했다.
가는길이 애매해서 돌고 돌아 원불교 완도 청소년 훈련원까지 왔다. 이곳에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시설도 괜찮고 연중 무휴라는
정보를 인터넷으로 확인했는데 이게 왠걸... 다음 시즌을 위해 수리중이라고 한다. 모처럼 오랜만에 캠핑을 해보고 싶어서 이곳까지 찾아왔는데
난감했다. 운영사무실까지 찾아가서 확인했는데 패쇄라니... ㅠㅠ
단순히 캠핑한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갔기때문에 많이 여유를 부리면서 도착했는데 어느덧 시계가 5시반을 알리고 있었고 해 떨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아무곳에서 텐트치고 잘 수도 없어서 완도항까지 광속?으로 달려서 어두워질때쯤 완도항 근처 모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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