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옆 살벌했던 몇개의 모텔을 찾아 헤매다가 마지막에 온 모텔이다. 사실 이곳은 가장 처음에 지나친 곳인데 되도록이면 부산과
가까운 곳을 찾다가 결국 다시 이곳까지 되돌아왔다. 공단 옆이라 외국인 및 타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장기 거주를 하고 있는 모텔이
많았다. 분위기도 살벌해서 2~3군대의 모텔을 들어갔다가 두려움때문에 나왔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보통 자전거는 방까지 가지고 들어 갔는데 이곳에선 가지고 들어가지 말라고 하였다. 카운터앞에
나두면 가져가는 사람 없이 주인이 잘 지켜본다고 했다. 잘때까지도 모텔 복도를 몇번이고 문열고 나와서 내 자전거의 상태를
살폈다. 새벽에 화장실 때문에 깨면 그때도 역시 모텔방문을 열고 복도에 있는 자전거를 확인했다. 다행히 자전거는 아침까지
그자리에 있어 주었다.
부산은 굉장히 오랬만에 오는듯 했다. 4년전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행사인 부산 데브데이 행사때 방문한 이후 처음이었다.
김해시내를 지나 부산 초입까지 차도 많고 길도 복잡했다. 부산에는 친척이 있어 어릴때부터 자주 왔던 곳인지라 낯설지 않고 익숙한
곳이다. 문제는 부산을 관통해서 광안리까지 가야하는데 쉽진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의 지도를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가장
빠른 방법은 현지에 사시는 분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강서구에서 산업단지를 지날때 자전거 동호회분들을 만났는데 이분들 도움으로 쉽게 낙동강대교까지 올 수 있었다. 묵직한 투어링 자전거로
가벼운 MTB를 따라가려니 힘에 부친다.
한 20여분 되는 것 같은데 한분 한분마다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이분들 따라서 부산 서면 중심가까지 죽을 힘을 다해 쫓아갔다. 한시간 이상을 같이 라이딩 했는데 자전거 동호회 분들을 만나
심심하지 않았다. 서면부터 광안리까지는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면서 따라갔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지분들에게 물어보면서 도움
을 받았다. 간혹 엉뚱한 곳으로 가서 헤매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주셨다.
부산의 첫 방문지 광안리다. 거진 20여년 만에 오는 곳인데 그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마치 별천지 같았다. 해수욕장 앞에
광안대교도 생기고 해변끝 너머에는 수십층 높이의 고층건물들이 꽉 들어찼다. 이곳은 해운대보다도 깊지 않아 가족단위로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길거리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광안대교-
참고로 현수교인 광안대교의 주탑높이는 105m(아파트 46층 높이)이다.
도착한 시간이 점심 시간이었지만 자전거를 맡기고 편안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보였다.
제주도까지 앞뒤 페니어 4개에 무겁고 답답해 보였는데 짐을 택배로 보낸이후 한결 깔끔하고 간결해보인다. 사실 야영장비를 모두
집으로 보내서 야외에서 캠핑하는 재미는 못 누리지만 자전거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할땐 훨씬 몸도 피곤하지 않고 수월하다.
영국 런던에 런던아이가 있다면 부산엔 부산아이?(농담)
바이킹 하면 인천 월미도에 있는 바이킹인데 놀이시설이 건물위 옥상에 있다. 광안리 옆에 있는 미월드라고 한다.
놀이공원이 보이는 맞은편 김밥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해운대로 갔다. 식사할때 식당에 들어가면 항상 문옆에 앉고
자전거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항상 주시한다.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292.4m에 72층이며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보다 높다. 왼쪽엔 두산위브가 보인다. 이곳이 부산의 랜드마크인지
는 모르겠으나 집값은 많이 비쌀것 같다.
-부산영화제-
해운대를 보려고 같는데 마침 이곳에서 부산영화제가 열리고 있었다. 역시나 자전거때문에 깊이는 못들어가고 겉에서만
지켜봤다.
스타들이 이곳에서 인터뷰한다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부산영화제는 10월초에 열려 10여일간 이어진다. 1996년 처음 열려 작년까지
16호가 되었다. 그동안 국내외 유명 스타들이 방문한 영화제이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자리잡았다. 또 세계적으로 영화제가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많은 영화인 및 일반인들이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로마 중세시대의 복장을 하고 있어 가까이 가보니 영화 "신들의 전쟁(Immortals:2011)"을 홍보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신들의 전쟁인데
그리스 신화의 테세우스, 미노티우로스, 티타노마키아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관광객들이 이들과 같이 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함께 찍었다.
광안리와 해운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하루를 자고 갈까 하다가 간절곶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죽으라고 달렸다.
송정리와 기장을 지나서 간절곶 가지 전까지 왔는데 땀배출로 인해서 심한 갈증을 느꼈다. 마침 길가에서 파는 배가 보였다.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배는 갈증에 많은 도움이 된다. 기장은 배로도 유명한 곳이다.
드디어 간절곶
TV에서 많이 본 대형우체통 크기만도 5m가 넘는다 국내최대 아니 세계최대일것 같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간절곶 옆에 있는 욕망의 불꽃 촬영지인데 관리를 하는건지 않하는건지 겉으로 봐선 영 관리가 안되는듯 보였다.
간절곶 주변에는 잘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조금 더 달려서 진하해변이 있는 진하리까지 가서 모텔을 잡았다.
자전거 여행하면서 또 내가 자전거 타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루 주행거리가 가장 길었다. 109.5km... 중간에 쉰시간도 많았는데
아침일찍 김해를 출발해서 중간에 만난 자전거 동호회분들 뒤 따라가면서 여유롭게 그리고 가장 멀리 온것 같다.
서해와 남해를 돌았고 내일부터는 동해안 일주다. 부산을 찍고 전국일주 코스의 반을 돌았으니 이제 후반부다. 끝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집에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다.
20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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