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hel ~ Sebago(8월 15일) ~ Portland(8월 16일)
뉴욕이 가까워질수록 유럽일정을 취소한 티켓을 한국행으로 바꿔야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빙빙 맴돌았다. 한국에서 구매했으면 어렵지 않게 추가비용을 들여서라도
교환할 수 있을텐데 해외사이트에서 예약을 했던거라 언어소통에도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이거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어제 먹고 남은 피자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아침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왔는데
간만에 쨍한 아침을 맞았다. 포틀랜드까지 가는 루트는 많은데 최단코스로 가려면
오늘중 화이트 마운틴 국유림 지역의 끝자락을 넘어야 한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는 소리다.
주유소 마트에 들러 이동하면서 행동식으로 먹을 에너지바를 몇개 구입하고 출발했다.
Bethel를 벗어나니까 곧바로 오르막 산길이 이어진다.
끌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심한 경사는 아니었다.
캐나다에서 미국 버몬트로 넘어와 뉴햄프셔와 메인까지 계속 산에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전거를 타고 왔다. 미국 서부와 중부에 비해 작은 주들이지만 산을 넘어야
하는 여정때문에 자전거 타는데 쉽지 않았다. 오늘만 좀더 고생하면 더이상 산과
마주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메인주에는 유독 크고 작은 호수가 많다. 제법 큰 후수에는 모래도 있어
물놀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집이 바로 옆에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이
좋을 것 같다.
길 가다가 에너지바 하나 먹고 출발~
조금만 가면 맥도널드가 있네... 10/6마일미면 약 1km 전방에 있다는 있다는 소리다.
어 그런데 마을을 아무리 둘러봐도 맥도널드가 없다. 지도를 봤더니 마을을 완전히
떨어진 곳에 있다.
도시와 좀 떨어진 곳에 떨어져 있으니 다른곳보다 찾기 힘들었다.
10/6이라 해서 대략 거리를 계산하고 마을 안에 있을거라는
생각만 했는데 이거 원 전혀 엉뚱한 곳에 위치해서 헤맸다.
미국 메인주에 가면 킹크랩이 유명하고 값도 싸다고 해서 가는 도중
먹어볼 생각이다. 그러나 과연 그 희망이 이루어질지....
네이플스(Naples)
롱 호(Lake Long)를 구경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사진찍어 줄까" 하면서
다가왔다. 뻘쭘하게 혼자 셀카 찍기도 뭐하고 "그럼 부탁드릴께요"라고 하면서
카메라를 건낸다음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아저씨가 찍어주신 사진... 호수를 배경으로 찍었으면 좋았는데 아쉽다
그래도 찍어주셨으니 고맙게 생각하고 호수를 더 둘러봤다.
주립공원 캠핑장을 가는 진입로까지 왔는데 거리가 3.2km를 더 들어가야 했다.
어김없이 인증샷을 남기고 캠핑장 안으로 들어갔다.
주립공원 캠핑장을 굳이 오는 이유는 일반 RV Park보다 가격이 저렴한거 외에
자연을 좀더 느끼려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위차가 대개 산속이나 호수주변에 있어
상당한 거리를 들어갔다가 나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동부로 오면서 가격 또한
서부와 중부에 비해 비싸다. 간혹 RV Park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곳도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주립공원을 찾게 되는데 캠핑에 대한 지향점을 바꿔야 할
때가 온게 아닌가 싶다.
나무와 돌뿌리를 헤집고 산비탈을 올라와 텐트를 쳤는데 아직 해가
떠 있는데도 모기와 풀벌레떼가 사정없이 덤볐다.
어두워지기전 식사를 하고 바로 취침!
위도상 퀘백보다 낮지만 이곳도 북쪽지역이라 여름인데도 아침에는 꽤 쌀쌀했다.
텐트와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옛말에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했으니
깨끗이 정리하고 떠났다.
점심때 맥도널드에서 먹었는데 이것도 점차 물리기 시작한다.
없으면 생각나는 음식인데 과연 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평소 즐기지 않는 음식이었는데 여행하면서 간편한것을
찾다보니 자주 이용하게 됐다.
오늘은 포틀랜드에 있는 웜샤워 호스트 집에서 자게 됐는데 아직 시간이 남아서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녔다.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둘다 미국인이며 미국을 "S"자
형태로 지그재그로 여행하면서 왔다고 한다. 서부지역에서 나보다 먼저 한달전에
출발하여 이곳에 도착했다고 했고 메인주 끝까지 올라간다고 했다.
서로 여행 잘하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Back Cove를 돌아서 대서양을 보기 위해 언덕을 올라갔다.
LA에서 태평양을 본후 2달 20일만에 동부의 대서양이 보이는 포틀랜드에 도착했다.
1차 목표인 미국 자전거 횡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어떠한 의식이나 행사같은건
없고 다만 혼자 바다를 보며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틀랜드 항구가 보이는 곳에서 하는 결혼식을 봤는데 결혼식 당사자와 하객들 모두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솔직히 조금은 부러웠다.
대서양을 봐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청량감을 느꼈다.
미국에서 포틀랜드라 함은 서부 오레곤주의 포틀랜드가 더 유명하지만
이 곳 또한 그에 뒤질 바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자전거 도로를 조금 달려봤다.
여느 도시의 자전거 도로와 다라진 않지만 바닷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코스였다.
평소에는 다리로 이용되다가 배가 드나들때는 다리 교량이 회전하는 형태였는데
캐나다에서도 본적이 있다. 그러나 낡고 오래되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다 되어 웜샤워 호스트 집으로 이동했다.
오른쪽 분이 웜샤워 호스트였고 가운데는 내가 같은날 도착한 또 다른
자전거 여행자였다. 인사후 다른 여행자는 고마움의 표시로 커프를
호스트에게 선물했는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 민망했다.
웜샤워 호스트가 괜찮다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미안한건 사실이었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가 된다면 나에게 도움을 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작은거 하나라도 정성이 담겨진 선물 하나쯤은 준비해 가야겠다.
8.15 : 78km / Sebago Lake State Park
8.16 : 62.5km / 포틀랜드 웜샤워 호스트 집
총 이동거리 : 5,817.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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