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려고 했던 때가 한달전... 계속 늦어지면서 마음만 급해진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난 잠깐 쉬면서 제주도나 일주하고 오자
라는 생각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고 그 다음엔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였다.
조금이라도 필요없는 기간을 줄여서 내년에 떠나게 될 세계일주 계획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정을 계획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찌 그러한가...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당연 눞고 싶고 것이 사람 마음이 아닌가... 욕심은 계속 커지게 마련인 것이다.
그리하여 제주도 일주에서 땅끝찍기로 또 전국일주로 점점 계획이 커져만 갔다.
정말 날씨가 좋았던 8월 말부터 9월초... 밍기적거리는 바람에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쩌~엉말! 이러면 안된단말야... 인간아~" (독백)
어느덧 시간은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고 벌써 9월 하순으로 치닫고 있었다.
추석이 지나고 그 다음주 월요일이었다. 나른한 오후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가슴 깊숙한 곳에서 볼길이 확 솓구치는 기분을 느꼈다.
한달전 느꼈던 벅찬 마음을 이렇게 다시 한달만에 가슴속에서 벅차오르고 있었다.
더이상 늦추면 안된다라는 것을 직시하고 최종 출발일을 수요일(9/21) 바로 오늘로 잡았다.
전날 늦게 잤다가 몽롱한 상태에서 일어났다.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은 아주 지극히 평범한 날 나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어느 하나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의 준비는 정말 허술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는 노릇...
현관문을 활짝 열고 우선 자전거를 집앞에 세웠다. 그리고 이어서 페니어와 핸들바백등 자전거에 장착할 것들을
하나 둘 가지고 나왔다.
많이 부족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내자신이 이정도까지 준비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아직까지 덥긴 하지만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까지 여행을 떠나기엔 최고의 날씨이다.
복잡하고 비좁은 수원을 탈출하니 이제 정말 여행을 떠나는가 싶었다. 내가 지나게 될 첫 도시는 오산...
내가 20년동안 산곳이다. 나에겐 애증같은 관계이기도 한 곳이다.
초등학교 2학년때 오산에 와서 29살때가지 살았고, 지금도 가끔 가는 곳이다. 부모님과 누님 그리고 친척들이 살기에...
어퍼지면 코 닿을곳인데... 1년에 몇 번 가기 힘든 곳이다.
아무튼 오산에 대한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고...
오산까지 가는 도로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마무리는 거진 된 것 같은데... 차들이 씽씽 달리는 옆에서
같이 달리기엔 정말 힘든 도로인듯 하다.
집을 나서서 30~40분 정도 왔으려나 차와 같이 달리다 보니 목구멍이 먼지로 한가득이다.
이럴땐 슬레이트지붕에 구워먹는게 최고다.... 참! 슬레이트는 석면때문에 요즘 문제가 많다.
헉 어렸을때 시골에서 잠깐 살때... 고기같은거 많이 구워먹은것 같은데... 이거 크게 문제될려나...
까짓것 인생 뭐 있어 한세상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면 그만이지... (아니 뭔 개소리(헛소리)....ㅡㅡ;)
사실 삼겹살 구워먹는 불판은 대리석이 왔다다(?)....
아무튼 9월말인데 아직도 찌는듯한 더위에 몸은 땀으로 흥건해졌고 목까지 칼칼한 것이 그늘에서 큰 대야에
수박 동동 뛰워서 썰어 먹고 저녁에는 고기 구워먹는게 최고인데 아쉽다.
어디까지나 지금은 다 꿈같은 얘기일뿐이고 나한텐 시원한 물 한모금이 그저 최고다.
물 한모금 마시고 또 페달을 밟는다.
어? 교차로도 생겼고 저기 지하도도 보인다. 간만에 와서인지... 오산가는 길이 왜이리 헷갈리냐.
"오라! 이제 여기가 어딘지 알 것 같다. 요기로 가면 한신대학교 쪼기로 가면 오산방향(물향기수목원) 가는 길이구나..."
"얼씨구!~ 아직까지 잘하고 있어 ㅋ"
"헉 도로가 어디 간그야"
갑자기 도로가 없어졌다. 이런 얼마 안되는 거리지만 타고 가기엔 얇은 자갈밭에 푹푹 빠질것 같아...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동끌바모드(여기서 자동끌바모드란 아무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자전거에서 내려서 내몸이 자전거를 끌고 간다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이 끝난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그때의 기억들을 되짚으면서 여행기를 쓰고 있지만 앞으로 마주할 놈?들에 비하면
이것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냅다 눈썹이 바람에 휘날리도록 달렸더니 어느덧 오산천... 그러나 오산 사람들에게는 여기가 파리의 세느강(센강:Seline江)이다. ㅋㅋ
내가 여기 이사 왔을때만 해도 이곳에서 미역도 감고, 물고기도 잡아서 구워먹고 매운탕도 끊여먹었을 정도로 물이 맑았다.
그렇게 깨끗했던 물이 어느새 공장과 가축 그리고 생활 오폐수로 가득했다.
자연그대로의 하천을 지금의 4대강처럼 콘크리트로 뒤덥었고, 또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두터운 콘크리트를 깨고
그 위를 이상한? 것들로 가득 채웠다.
내가 어린시절부터 오산천의 변화과정을 봐왔기에 나처럼 오산에서 수십년을 살아왔던 사람들이라면
오산천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아쉬움은 클것이라 생각한다.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했지만 인간이 아무리 자연을 흉내낸다 해도 100% 이전의 완벽한 자연상태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유치원생들이 소풍을 나왔는지 따듯한 오전의 햇살아래서 뛰놀고 있다.
저 아이들은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이 자라서 언제까지 기억하고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난 분명하게 기억한다. 그 맑디맑은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말이다.
꼬마들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너희들이 지금 보고 있는 모든게 다가 아니란 것을 말이다.
애증... 애증... 애증...
오산을 지나오면서 지나간 과거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내 머리속을 스쳐지나간다.
잠시 나도 모르게 감상에 빠진것 같다. ㅋㅋ
얼마전에 불났던 롯X제과 여기 껌공장도 있다.
점점 더워진다. ㅠ.ㅠ 지금이 여름? 가을?
모르겠다. 더운것 외엔 아무것도 생각이 안난다. 지금 내 머리속엔 %*%^*^(&)^(%%$*%
자전거 여행자 치곤 정말 허술하다. ㅋㅋ
재 뭐야~ 흐규흐규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그룹 듀스:Deux의 우리는의 후렴구)
요새는 뭔가 어색한 듯 혼자 다른것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표현으로도 사용....
내가 딱 그심정이다.
어느덧 웃고 떠드는
가운데 벌써 송탄이다. 지금은 평택군과 함께 평택시로 흡수통합이 된 도시다.
누구와?
(혼자) ㅋㅋ 미틴눔 ㅋ
짜잔~ 나꼼수는 빅엿, 그레이트 엿, 다단계엿을 누군가에게 날리지만...
난 배고파서 연양갱을 나한테 날린다. 왜냐구 딴 사람 줄것도 없다. 왜 배고프니까!
당이 떨어지니 뵈는게 없다.
달린거리 : 33.77km, 평균속도 : 17.8km
많이 왔네... "정말 내가?"
그러나 아직 반도 못왔다.(부정적인 생각)
아니야 벌써 이만큼 왔는걸! (긍정적인 생각)
<< 필자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또 달리자.~
우왕~ 벌써 평택이네
대충 점심때가 된 것 같긴 한데... 사방에서 나를 주시하는 시선이 많다.
여기서 밥을 먹긴 해야 하는데... 배가 고프만 자전거 및 물건 도난의 걱정 때문에 더 달려본다.
평택터미널을 갓 지나니까 완전 촌이다.
이길로 계속 가면 천안이란 것을 알리는 표지판도 보이고...
도로 사정이 너무 개판이다.
사실 이길은 작년 자여사 8.15 독립기념관번개때 지나간 길이다.
오늘 목표도 독립기념관안에 있는 야영장이다.
하루만에 경기도를 벗어난다. 이렇게 금방 도단위 행정구역을 넘으니... 별거 아닌데
이렇게 하다보면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강원도 다시 경기도 금방 끝나겠는걸 너무 쉬운데....
<<이상 전국일주 1일차 급초보의 호기(豪氣)였습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바로 "로드 넘버원!"
국도 1번이다.
근데 이딴거 필요 없고 걍 배고프다.
배고픔에 지쳐 정점 헛소리를 짓거리는 내 앞에 구세주같은 기사"님"식당이 나타났다.
오 세상의 온갖 존재하는 신들이여(저는 무교입니다.) 감솨합니다.
나무아미...
아멘...
옴마니반메훔 응? 이건 아니잖아
어쨌든 저쨌든
배고픔에서 탈출할 수 있다.
기쁘다~
자전거 시건장치 해놓고 노가 가져가든 말든 난 배고프니까... 내가 너희들을 다 먹어주리다.
이거 다 먹고 또 한접시 퍼다 먹었다. 뷔페(좀 굴려서)식에 배식은 자유다.
음식이 다 내것같았다. ㅋㅋ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게눈감추듯 허겁지겁 먹고 나오는데 기사아저씨들이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어디서 왔냐... 얼마동안 여행하냐등...
처음엔 귀찮기도 했지만 나중엔 내여행을 누구한테 소개한다는 생각에 즐겁게 물어보는 것에 대하여 흔쾌히 대답해 주었다.
천안시내를 들어오니 작년에 번개때가 기억난다.
좌해전해서 계속 가면 독립기념관 방향인데... 혹시 모르니까
근처 자전거샵에 물어본다.
스텐드의 볼트가 그만 풀려버렸다.
몽키스패너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서 집에다 두고 왔는데 정말 후회스럽다.
샵에서 몽키스패너 빌려서 단단하게 조인다.
<<이때부터 설리 프레임에 무리하게 힘을 가해 조여서 문제의 단초가 된것 같다>>
오면서 내내 뒤가 불안했는데 백미러 하나 사서 달았다.
근데 잘 못 샀다. 각도가 안맞아서 두롭바에 전혀 맞지 않는다.
<<사실 플랫바(MTB)용이다. 드롭바엔 맞지 않는다. 그래서 며칠지나서 다른 여행자에게 선물?로 주었다.>>
번개때는 앞에서 한 분이 수신호 해주셔서 빨리 교차로를 벗어날 수 있었는데
5거리라 복잡해서 자전거로는 신호 받고 좌회전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이런 길은 보통 횡단보도로 건너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게 상책이다.
차도 없고 이제 조금만 가면 독립기념관이다.
는 훼이크(페이크:fake)이고
사고가 났다. 한 20분간 차도에서 기다리다
금방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인도로 갔다.
천안삼거리공원이 보인다. 이제 코앞이다.
그러나......... 이후 독립기념관 표지판을 못보고 그대로 지나쳤다.
한 3km를 더가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시 백 해서 가는 도중에 사과 5,000원어치를 사면서 과일 노점상 아주머니와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어둑우둑 해질때 천안독립기념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후 6:00시가 되가자 날씨도 쌀살해지고 거리에 사람들도 없다.
전날 독립기념관 야영장을 예약을 해두었기에 입장료와 간단한 확인을 하고
야영장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그 넓은 야영장에 텐트치고 자는 사람은 나 하나다.
건너편에 오토캠핑하는 사람들 빼고 야영장이 횡했다.
텐트를 후다닥 치고 귀신이 나올법한 샤워장에서 간단히 세수와 샤워를 하고
밥을 지어먹으려고 버너와 쌀, 코펠을 페니어에서 꺼냈지만...
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왜냐구?
...........
가 없었다.
점심때 기사식장에서 거하게 먹었기 망정이지 자칫 하루종일 쫄쫄 굶을뻔 했다.
그러나 나에겐 비상식량이 있었다.
<<이거슨 협쫘알~ 죄송합니다. 계란만 봐주세요^^>>
삶은계란 6개와
사과 5,000원어치..........
감솨합니다.^^
새벽 2시.... 아혼자만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오토바이 부릉 부르릉 하는소리.... 거기에 차소리까지
아 ㅈ됐다.
첫날밤부터... 예감이 불길하다
과연 오늘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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