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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자전거 횡단

미국 자전거 횡단 #37 [~71일] 짐과 자전거가 사라진 황당 사건

by 태디 201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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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호프 ~ 퀘백시티(8월 05일)











토론토에서 몬트리올, 오타와, 그리고 퀘백까지 자전거로 달리지 못하는게


두고 두고 후회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일단 

몸에 이상이 생겼으니 최대한 완치가 우선이기에 더는 생각할 것도 없이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몇년 후라도 기회가 생기면 다시 와서 꼭 달려보고 싶은 구간이다.

아무튼 오늘 코버그(Cobourg)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제시간에 가야

퀘백(Québec)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빨리 서둘러야 한다.











3일동안 있으면서 정이 들었는데 이제 고양이들과도 헤어져야 한다.

처음 왔을때는 도망갔는데 며칠 봤다고 도망가지 않는다.










"축지법 이동중..."











지하에 있던 짐을 챙겨서 다 가지고 올라왔다.











"너 언제 여기 올라온거야? 음! 아까 축지법(?) 써가지고 여기까지 온거냐?"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고 호스트와도 아침인사를 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씨리얼과 커피를 마셨다. 어릴때는 우유는 정말 좋아했는데

중학생때부터 인가 이상하게 몸에서 받지 않아서 그 이후로 먹지 않았다.

자전거 해외 여행 다니다 보면 가끔 씨리얼을 먹게 되는데 우유를 첨가하니

예전같은 거부반응은 없고 맛있기만 하다. 그래도 아직까지 직접 우유를 직접

마시지는 못할 것 같다.











호스트가 꺼내준 씨리얼인데 단순히 인디언밥 모양의 콘프레이크만 있는줄

알았는데 종류도 다양했다. 월마트에 가보면 수십종류 이상이다.










아침 식사후 짐을 챙겨서 나온다음 호스트와 사진을 찍고 출발준비를 했다.










토론토와 포트오프에서 쉬는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게 오늘 아침

자전거를 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컨디션도 좋았고 장거리를 달려도 

문제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오버페이스는 경계해야 한다.



포트 호프에서 코버그까지는 10마일도 되지 않는다. 천천히 가도 1시간 반

내지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달려서 코버그에 도착했다. 몇km 전부터 기차역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설치 되어 있어서 역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으니 역이 어딘지 확인하고 기차에서 먹을 

군것질 거리를 사왔다.

"일단 하드 하나 물고 시작"










퀘백에 가는 짐과 자전거에 붙인 태그이다.











그리고 각 태그마다 돈을 낸 영수증을 받았다.





















두근 반 세근 반 기차를 타려니 긴장이 된다. 

짐은 퀘백까지 잘 도착할지, 퀘백에서 웜샤워 호스트는 구해질지 긴장된

마음으로 기차에 올라 탔다.























프리 와이파이가 되니까 가면서 웜샤워 호스트를 구하면 될 것 같다.

"구할수나 있으려나... 보통 하루나 이틀전에 미리 연락을 하고 가야하는데..

더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쵸코바 하나를 꺼내 먹고... 너무 달다 ㅡㅡ;









첫번째 역인 킹스톤(kingston)에 도착했다.










며칠전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 왔을때 미국과는 다른게 있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왔는데 첫인상은 "어 똑같네.. 틀린게 뭐지?" 라는

의문이었다. 캐나다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니 직접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미국사람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몬트리올 또한 토론토처럼 직접적인 방문은 없고 창문 넘어 풍경만

보고 지나간다. 아쉽다라는 생각만 계속 드는 이유는 뭔지 ㅠ.ㅠ 아 슬프다.











몬트리올은 1976년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우리나라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곳이며 메이저리그 팀중 연고지를 워싱턴으로 옮긴 "워싱턴 내셔널스"

의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홈으로 사용했던 도시이다.

참고로 현재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를 연고지로 한 팀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가 유일하다.



토론토처럼 빌딩 스카이라인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와보고 싶었던 도시이다.

몬트리올을 지나치면서 자연스럽게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도 가는건 물건너 갔다.
 











짐과 자전거는 잘 도착했는지 다음기차까지 잘 전해질지가 불안한 마음에

화물처리 하는 곳에 가서 물어봤는데 화물태그(영수증)만 잘 가지고 있으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거라고 직원이 말했다.











배고파서 맥도널드에 들어 왔는데 가격이 화폐단위가 틀리긴 하지만 미국에서

느겼던 채감 물가보다 많이 높은 것 같았다.











확실히 미국보다는 물가가 비싼것은 틀림없다. Tex 를 보니 10$이 넘었다.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세율이 달라서 가격차가 있긴 했지만 8~9$ 사이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앞으로 여행하면서 물건을 사고 계산할때 눈물좀

흘릴 것 같다. 미국에서 주로 먹었던 런치BLT를 주문했다.











포트 호프에서 미리 중요 귀중품은 페니어 하나에 다 집어 넣어

보낼짐과 분리하고 따로 챙겼다.


노트북을 꺼내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웜샤워 웹사이트에 답장 메일이

왔는지도 확인을 했는데 역시나 답장은 하나도 오지 않았다.











몬트리올 부터는 퀘백주에 속하기 때문에 역 곳곳에 낮선 프랑스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간간히 프랑스어도 들렸다.











퀘백에 있는 웜샤워 호스트를 구하는 중에 다른 자전거 여행자에게

연락이 왔다. 지난 3월에 서울 양재에서 북미(캐나다, 미국) 자전거 여행을

하는 예비 여행자들 모임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만났던 여행자분으로 

현재 캐나다 횡단을 하는 중이고 나보다 며칠 일찍 퀘백에 와 있던중이다.



포탈의 자전거 여행카페에서 만났고 직접 만나기는 3월 모임때가 처음이었다.

닉네임이 "땡인"님 이라고 그분이 자기가 연락했던 웜샤워 호스트가

있다고 해서 한번 연락해 보라고 했다.



메일을 보냈는데 다행히 오늘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고 편한 마음으로 퀘백에 갈

수 있게 되었다. "땡인"님은 미리 다른 웜샤워 호스트를 구한 상태였다.



땡인님과는 토론토에서 만나서 퀘백 그리고 뉴욕까지 같이 여행하자고 메신저로

여행하면서 중간 중간 연락을 했었다. 그러나 내 여행이 점점 늦어지면서 거리가

점차 벌어졌고 실행은 옮기지 못했다.




토론토에서 퀘백까지 기차를 탔던 이유중 첫째는 아킬레스건 문제 때문이고 다른

또 한가지는 땡인님과 퀘백이후 뉴욕까지 함께 자전거 여행하기 위해 내가 간극을 맞추려고

기차를 탔던 것이다.



하나를 얻기 위해선는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7시가 넘어서 아직 어둠이 내리기 직전에 퀘백에 도착을 했다. 사람들도 다 내리고

짐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짐을 챙기고 떠나면서 나도 내짐이 나올때까지 가다렸다.











그런데 기차 안에 짐들이 밖으로 옮겨지면서 제 주인을 찾아 갔고

내짐은 자전거 이니까 마지막에 나오겠거니 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어! ~ 어~"


뭔가 이상하다. 나와야할 자전거와 페니어는 온대간대 없고 기차 승무원들은

마지막 캐리어를 들고 나온후 이제 다 됐다라는 생각을 했는지 손을 털었다.


"내 짐은 왜 안나올까? 어디 간거지?"

"혹시 몬트리올에서 실리지 않은걸까?"


"와 미치겠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긴장이 됐고 얼굴도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큰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무원에게 나의 짐과 자전거는 어디에 있냐 라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이게 마지막 짐이고 아무것도 없다.

여승무원이 혹시나 안에 있는지 기차 안에 있는 다른 남자승무원에게

안에 있는지 한번 더 확인해 보라며 크게 외쳤다.



잠시 남자 승무원이 나올때까지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지만 그 승무원의

손에는 끝내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남자 승무원은 고개를 몇번 갸우뚱 하면서 여승무원에게 아무것도 없다

라는 동작을 취했다.



마지막으로 기댈건 코버그에서 챙긴 영수증 뿐이었다. 승무원에게 영수증을

보여줬더니 일단 이게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여승무원과 함께 영수증을 들고 사무실로 동행했다.

영수증에 있던 내용들을 수화물 분실 신고서에 다 적고

여승무원이 전화 통화를 마칠때까지 기다렸다.










여승무원은 나를 안심시키며 분주하게 코버그와 몬트리올로 연락을 해서

자전거와 페니어의 위치를 수소문 했다.

승객의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전화를 걸어 성심것 짐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10여분 후 전화통화가 끝나고 자전거와 짐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었다.

다행히 분실이나 도난은 아니었고 처음부터 코버그에서 짐을 싣지 않았다고

했다. 아까 코버그에서 나한테 영스중과 태그를 건내 주었던 그 직원이

내 짐을 싣는걸 깜빡하고 잊어버린 것 같았다. 


정말 안도의 한숨과 허탈함의 쓴 웃음이 내 얼굴에서 교차했다.



이윽고 승무원이 내짐이 언제 올지 알려 주었는데 오늘 자정쯤 도착할

예정이니까 숙박업소 연락처를 알려줄테니 자고 내일 오라는 것이다.

 난 가지고 있던 웜샤워 호스트의 주소를 내보이면서 오늘 여기 가야 한다고

이야기 했더니 승무원이 하는 말이 호스트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해 줄테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호스트와 전화통화를 한후 내게 통화내용을 알려 주었는데 호스트가

나를 데리러 온다고 했단다. 어두워지면 웜샤워 호스트의 집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를 고민했는데 때마침 데리러 온다니 정말 잘된 일이었다.









핸들바 가방과 앞페이너 그리고 헬맷만 덩그러니 나와 함께 남았다.

중요한 물건들 돈과 여권, IT기기가 되겠지만 따로 챙겼기 망정이다.










승무원과 대화가 끝나고 의자에 앉아서 웜샤워 호스트를 기다렸다.









멘 to the 붕....









30여분 뒤 호스트가 도착했고 승무원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상세히 

알려줬다. 호스트의 차를 타고 가면서 조금전 승무원이 알려준 

내용을 내게 말해 주었다.




























호스트의 집에 도착하여 가족들과 인사를 했다.








내게 저녁식사를 했는지 물오보고 챙겨주었다.

호스트 가족들과 이야기 하던중 한통의 전화가 왔는데 아까전 기차

승무원에게 왔다. 짐이 역에 도착하면 택시를 통해 집으로 보내준다고

했고 자전거는 나중에 따로 도착하기 때문에 내일 아침 오라고 하는

오면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가족들 모두가 직업이 있기때문에 내일 저녁은 모이기가 어려울 것 같고

오늘 미리 사진을 찍자고 해서 같이 찍었다.










짐은 약속대로 택시를 통해서 1시간 후쯤 집에 잘 도착하였다.

가족들이 나와 이야기 할때는 영어로 하고 가족끼리는

프랑스어로 이야기 하는데 도저히 적응이 안됐다.^^


프랑스어 몇가지 배워보는데 발음이 정말 어려웠다.

안녕하세요 : 봉쥬르?(bonjour [bɔ̃ʒuːʀ])

인사는 쉬운데 다른 몇가지 단어는 혀가 꼬여서 발음이 안됐다.



아무튼 오늘은 여행하면서 겪은 가장 황당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내일은 가족들 출근 시간에 나가서 퀘백을 둘러보기로 할 예정이다.





8.05 : 14.6km / Marjo et/and Denis (웜샤워 호스트)

(기차 700km: 코버그 ~ 몬트리올 ~ 퀘백시티)







총 이동거리 : 5,07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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