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전거 횡단 #05 [~10일]
애리조나 미티오 크레이터(Meteor Crater:운석충돌 분화구)
플라그스타프 ~ 미테오 크레이터(6월 5일)
※ 자전거 여행기를 너무 오랜만에 쓰는 것 같습니다.
라이딩중 따로 기록도 않하고 얼마전에는 라이딩 데이터 기록도 유실되어 난감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미국 자전거 횡단 여행기를 올릴테니 많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급하게 쓴 여행기라 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긴장속에 어떻게 잤는지 모를정도로 시간이 지났다. 어수선한 짐들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듯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다.
후다닥 샤워후 어제 먹다 남은 피자와 LA 민박집에서 가지고 온 컵라면으로
라이딩 첫날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 인근 모텔에서 가격흥정 실패와 2층밖에 방이 없다는 소리에
왔던 이곳은 유스호스텔이다. 저렴할 줄 알았더니
어제 갔던 모텔보다 숙박비가 오히려 더 비쌌다.
유스호스텔은 도미토리 형식으로 한방에 복수의 침대가 놓여 있는데
침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은 싸진다.
난 짐과 자전거 때문에 독방(1베드)를 택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싼이유였다.
아침에 체크아웃 하는 방식은 3년전 갔던 뉴질랜드의 백패커와 비슷하다.
침대보와 베개의 겉감을 걷어 가지고 가면 체크할때 냈던 디파짓(보증금)
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영어를 못 알아 들어서 직원이 답답했는지
내가 묵었던 방으로 가서 손짓을 하면서 이것과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난 그때서야 아~ 하면서 예전 뉴질랜드의 백패커에서 잤던 생각이
떠올랐다 자세히 들었으면 별것 아니였을 건데 긴장한 나머지 직원의
짧은 영어 몇마디를 알아 듣지 못하고 말았다.
아무튼 그렇게 정신없이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자전거와 짐을
챙긴후 유스호스텔 밖으로 나왔다.
응~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다른건 다 있는데 선글라스가 안보였다.
LA에서 분명히 챙겼고 그랜드캐니언까지 잘 쓰고 다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 것이다. 다시 곰곰히 생각해봤다.
어디서 없어졌는지를...
시간을 거슬러 최초 플라그스테프에 도착했을때 들어갔던 피자집까지는
분명히 있었던걸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실한 장소는 그 문제의
모텔이었다. 아마도 모텔카운터에서 숙박비와 방등 이야기 하면서
카운터에 놓고 나온것 같았다.
다시 갈수도 없고 갔다고 해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잠시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사는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샵에서도 선글라스를 파니까
여기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근처 자전거샵에 갔다.
자전거 체인이 한국에서 한 2,000km 탄 정도로 조금 더 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변속기쪽만 점검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미케닉이 체인을 보더니
날보며 현재 체인이 많이 늘어져 있으니 교체하는게 좋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머뭇거렸지만 나중에 문제 생길것을 대비하여 미리 교체 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갈아주세요!"
잠시 자전거 점검을 하는 동안 매장을 둘러봤다. 자전거 부품들과
악세사리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당연히 선글라스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이런... 없단다.
그러면서 근처에 아웃도어 매장이 있으니 거기를 알려주며
가보라고 한다.
카운터에 앉아 있는 친구에게 신용카드를 건네주면서
이틀전에 LA에서 여기까지 차 타고 왔고 오늘부터 자전거로 뉴욕까지 가는데
첫날이라고 했다.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 한다.
"awesome!"
난
"thank you"
그리고 몇번이나
"Really"
를 두 친구가 연발한다.
샵 직원들과 인사를 한후 아웃도어 매장이 여는 시간까지 30분정도
기다린후 임시로 콜로라도의 덴버 갈때까지 쓰기 위해서 가장 저렴한
선글라스를 골랐다. 그리고 나서 ATM에서 돈을 찾은 다음 출발을 했다.
GPS와 휴대폰의 구글맵을 검색해 가면서 플라그스타프 외곽을 몇번 빙빙
돈 끝에 미티오 크레이터 가는 방향으로 길을 잡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부터 미국의 도로체계에 대해 숙지하고 왔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고
가려니 처음부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우리의 국도에 해당하는 하이웨이는 자전거로 갈 수 있지만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프리웨이는 자전거 통행 금지로 알고 있었다.
미티오 크레이터까지 가려면 40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는 방법밖에 없는데
처음에 이것때문에 무지 망설였다. 과연 자전거 타고 갈 수는 있는지...
사실 이곳은 180번 하이웨이와 40번 프리웨이가 겹치는 구간이다.
그래서 "도" 아니면 "모"라는 심정으로 출발을 했다.
미국은 경찰의 권한이 엄격하여 자칫 가다가 걸리면 한국으로 추방
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했다.
"루트 66"
루트 66의 옛길을 공원화 하여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놨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큰 트럭들이 즐기차게 내 옆을 자니가지만 우리나라 국도보다
넓은 갓길로 인해서 마음 놓고 달릴 수 있었다.
라이딩 시작후 처음으로 만난 동물 주의 표지판이다.
다른 분들의 미국 자전거 횡단 여행기에서 많이 봐서 낯설지는 않았다.
당연히 반가웠고 잘하면 동물을 볼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라이딩을 계속 했다.
풀과 잡목들이 자라 있지만 이곳은 엄연히 사막지역
게다가 그늘 한점 없이 뜨거운 6월의 태양은 그대로
나의 머리위로 향했고 몸이 타는 것 같아 쪄죽는 줄 알았다.
쉴 곳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 어디에도 없다.
해발 6,000ft(약 1,828.8m)
그랜드 캐니언에서 해발 2,000m 이상을 경험했지만 다시 고도가
서서히 높아진다. 나에겐 안된 일이지만 콜로라도 갈때까지는
내려가는일은 없을 듯 하다. 이말은 계속 업힐의 연속이며 때에
따라서는 끌바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름 모를 캐니언
멀리 출구를 알리는 Exit 표지판이 보인다. 프리웨이고 추구를 나가면
당연히 주유소나 작은 마트라도 있겠다 싶었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이름 모를 회사다. ㅠ.ㅠ
야속할 정도로 괜히 왔다라는 생각만 들뿐 머리가 멍했다.
간식을 먹기 위해 플라그 스타프 주요소에서 사둔
초코렛을 꺼냈는데 뜨거운 열기에 다 녹았다. 일단
먹어야 다음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아 입과 손에
녹은 초코렛을 다 묻혀 가면서 폭풍 흡입을 했다.
미티오 크레이터 가는 길 입구까지 13(20.8km)마일 남았다.
우리나라 공식 미터법은 국제기구인 ISO(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를 따른다. 그러므로 km를 쓴다. 그러나 미국은 마일(mile)을 쓴다.
#1mile = 1.6km
때문에 매번 환산할때마다 헷갈리기 일수다.
정말 끊임없이 큰 트럭들이 지나가는구나
사방 어디를 봐도 탁 트인 "민짜"다
음! 입구까지 2마일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미티오 크레이터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 왜냐하면 캠핑장이
크레이터 가는길 입구에 위치해서 미티오 크레이터
구경후 20km를 왕복해야 한다.
"우와!"
하고
감탄할 때가 아니다.
아직도 크레이터는 보이지도 않고
사실 입구에서 10km를 더 들어가야 한다.
저 멀리 언덕처럼 보이는 것이 솓아 있는 듯한 형체가 보인다.
아직도 더 수km를 가야하는데 그만 물이 떨어졌다. 떠날때
4리터 정도를 챙겼는데 더 이상 마실 물이 없어졌다.
뜨거운 열기에 펌프의 가이드를 지지해주던 케이블타이도 녹아서
떨어져 나가고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그렇게 5분정도 쉬고 있을 무렵 구세주가 나타났다.
미국인 : "Hi!. Are you OK?" (안녕하세요!. 괜찬하요?)
나 : "Hi~" (안녕하세요?)
나 : Dou You have a Water? (물 있어요?)
차안을 이리저리 뒤지더니 얼마 안남은 물병을 보여주면서
혹시 이거라도 괜찮겠냐고 하면서 흔들어 보였다.
나 : "OK!"
그리고 뒤에 타고 있던 분들이 아이스박스에서 콜라를
꺼내 주셨다.
물과 시원한 콜라를 그자리에서 원샷 해버렸다.
뒤도 생각 안하고 그냥 갈증나는 본능에 치우쳐 우선 목구멍 안으로 들이키기 바빴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면서 첫번째 도움을 받는 순간이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낸후 차는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조금 더 가니까 미티오 크레이터가 시야에 들어왔다.
입장료는 어른 16달러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입장료 정보 ( http://www.meteorcrater.com/Admission-Prices )
아폴로 계획에 따라 우주인들이 이곳에서 달을 가장하여
훈련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입구에는 1969년 7월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우주인과 달에 최초로
지구인의 발자국이 찍인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크레이터와 뮤지움을 볼 수 있는 입구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크레이터 오른쪽으로는 뮤지움
미티오 크레이터(meteor crater)는 약 5만년전에 우주로 부터 날아온 운석충돌
로 인해서 생긴 분화구이며 운석의 크기는 직경 40m나 됐고 속도는
시간당 26,000마일로 충돌했다고 한다.
규모는 직경 1.2km, 둘레가 4km, 깊이가 170m나 된다.
※ 아래 사진부터는 따로 설명없이 감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위치에서 크레이터를 찍었습니다.
크레이터의 중심에는 한때 석유를 채굴하려던 흔적이 남아 있다.
구글맵에는 크레이터 안쪽까지 구글스트리트 서비스가 되어 감상할 수 있다.
https://local.google.com/?ll=35.032072,-111.026991&spn=0.000002,0.002064&t=h&z=20&layer=c&cbll=35.031979,-111.026981&panoid=_esmPj4Q7gwiMhfiNkb1Ew&cbp=12,183.04,,0,18.17
개인은 단독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가이드를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과 하늘의 구름이 흘러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와서 입구 오른쪽에 있던 뮤지움에도 들어갔다.
이 두 친구가 나에게 인사를 건낸다. 국적은 중국이고 주차장에 있는
내 자전거를 보고 아는채를 한것 같다.
왼쪽에 있던 친구가 본인의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중국에 있을때 티벳을 자전거로 여행했다고 한다.
사실 티벳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그러나 난 티벳이 하루빨리 독립을
해서 누구든 자유롭게 이곳을 여행하는 날이 하루빨이 왔으면 하는게 소원이다.
이곳은 가이드투어 인 경우에만 갈 수 있는 곳이다.
미티오 크레이터 파노라마
기념품을 산 다음 서둘러 왔던 길을 캠핑장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갔다.
새것같은 중고로 구입한지 1년이 넘었는데 지난달에 한강에서 한번 설치해보고
두번째이다.
RV 파크라 캠핑비는 비싸다. 비싼만큼 이렇게 사막 한가운데 있는 캠핑장인데도
텐트칠 수 있는 자리가 잔디를 심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놨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비롯하여 기타 부대시설이 매우 잘되어 있다.
"짜잔"
완벽한 MSR 허바허바 HP2의 자태
뭔가 있어 보인다.
사실은 거지나 다름없는데 ㅋㅋ
텐트 친지 얼마나 됐다고 잠시후 해가 지기 시작한다.
안돼는데 ㅠ.ㅠ 밥도 해먹어야 하고 샤워도 해야하는데
시간이 없다.
실패!!!!!!!!!!!!
샤워하고 피곤해서 저녁식사도 대충 빵으로 해결한 다음
삼각대와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서 별사진을 찍었다.
29년전 초등학교 다닐때 잠깐 용인에서 살면서 봤던 밤하늘 이후
가장 많은 별을 본 것 같다.
PS) 내가 미티오 크레이터를 오려 했던 이유는 어릴때부터 하늘과 별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TV, 영화, 잡지 같은 매체에서 많이 봐왔던 이곳을 꼭 가보겠다고 나 자신과 한 약속때문이다.
미국 횡단중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안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이곳은 내가 미국에서 가보고 싶은 3곳중 한곳이기도 하다.
(그랜드 캐니언, 미티오 크래이터, 뉴욕)
6.5 : 92.5km / 미티오 크레이터 RV 파크
총 이동거리 : 9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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