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전거 횡단 #06 [~12일]
왔던길 되돌아 가는건 정말 싫어
애리조나 미티오 크레이터 ~ 플라그스타프(6월 6일) ~ 윌리엄스(6월 7일)
사막의 하루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과 달궈진 대기의 뜨거움으로
시작된다. 어제 왔던길을 역으로 가야하니 짜증이 확~ 밀려온다.
라이딩을 처음 한 어제는 피곤했던지 아침까지 깨지않고 잘 잤다.
어제 내게 관심을 보이시면서 얼음을 가져다주신 분의 캠핑카가 보인다.
어제 얼음을 받으면서고 고맙다고 했긴 하지만 그래도 떠나기전
다시 아침인사라도 할려고 했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으신 듯 해서
쓰레기만 정리후 자리를 떠났다.
캠핑비가 좀 비싸긴 했지만 외부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가 있어
소지품이나 치안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듯 보였다.
오늘은 지루한 라이딩이 될 듯 하다. 끖없는 평지와 직선으로 뻣은 도로
그리고 작력하는 태양 이 모든 조건이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감내 해야하는
장애물이면서도 숙명인 것이다.
그래도 가끔 날 보면서 손 흔들어주거나 경적을 울려주는 팬?들이
있어서 혼자가는 길은 외롭지 않다.
어제 밤에 얻은 얼음인데 신기하게도 하루밤을 지났는데도 녹질 않았다.
스테인레스 물병의 힘인가... 처음에는 물도 얼마 담지 못하고 무겁고(체감상)
해서 괜히 샀다라는 생각이 들정도 였는데 이렇게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시원한 물을 먹을 수 있으니 나에겐 축복이나 다름이 없다.
오전에 쌓였던 갈증이 일순간에 녹았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넓은 갓길에 또 그 갓길을 포장하는 관계로 2차선을 통째로 차량통행을
막고 있었다. 내가 자동차 차선보다 2배나 더 넓은 길을 혼자 차지하고 갔다.
안전하게 갈 수 있고 천천히 여유도 부리면서 호사를 부렸다.
지루함이 밀려올때쯤 남쪽에서 구름이 몰려온다. 가도가도
똑같은 풍경인데 조금이라도 다르면 지루함이 조금은 나아지겟지 생각했다.
플라그스타프까지 28(44.8)마일 아직 많이 남았다.
오후가 되자 구름이 완전 하늘을 뒤덥었다. 간간히 해를 가려주니
더위도 가시고 한결 달릴만 했다.
프리웨이에서 처음 만난 주유소 편의점에서 이리저리 멁을 거리를 찾았다.
먹을것은 과자와 초코렛, 탄산음료들 뿐이라 생각하고 계산하려 나오던
찰나에 편의점안을 이리저리 다시 들러봤더니 컵나면 비슷한게 눈에
들어왔다. 옆에 뜨거운 물도 있어 맛은 생각 안하고 온수를 부어
먹었는데 생각외로 입맛에 맞았다.
미국에서 생산한 컵라면인데 일본계 회사에서 만든듯 하다.
시카고에서 LA까지 이어지던 루트 66은 서부에서 황금이 발견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길을 통해 성공을 꿈꾸며 지나던 길이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도로가 미대륙 전역에 사통팔달로 뚫려 있어서
루트 66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루트66의 역사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어 이 도로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해서 다시 옛 영광을 꾀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역사적 자긍심을 가지고 다른 나라 관광객들은 신기함에
루트66을 계속 찾는 것 같다.
한국에 있을때부터 미국의 거대 프렌차이즈인 KOA 캠핑장이 비싸다는
정보를 익히 알고 있어서 일단 지나치기로 했다. 다른 캠핑장이 더 싸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89번 하이웨이로 빠지면 곧바로 페이지와 모뉴먼트 벨리로 빠지는 길이다.
그랜드 캐니언은 이미 갔으니 그냥 지나칠까 또는 차로만 가봤으니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서 세세히 보자라는 2가지의 생각때문에 고민 무지 했었다.
결론은 그랜드캐니언 자전거로 다시 가기로 했다. 굳이 갔던 곳을 또
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으나 언제 다시 미국을 그것도 그랜드 캐니언에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랜드캐니언을 또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KOA 캥핑장을 통과하고 다음 캠핑장이 나오기까지 가자면 플라그 스타프를 지나야
한다. 그러면 오늘 가야 하는 거리는 더 길어지고 몸도 덩달아 피곤함이 증가
할 것 같아서 가격은 상관 안하고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했다.
KOA 캠핑장은 일반 소도시의 모텔가격에 60~70% 상회하는 가격으로 많이
부담이 됐다.
어제 텐트 칠때 바닥을 보니 땅바닥에 군데군데 손톱만한 작은 돌맹이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냥 텐트치고 잔다면 등에 애릴것 같아 약간의 작업?를 했다.
돌들을 일일히 줏어서 바닥을 고른후에 텐트를 쳤다.
라이딩 시작해서 처음으로 라면을 끓여먹었다. 부탄가스는
LA에 있을때 아웃도어점에서 미리 사두었고 컵라면은 민박집에서
배고풀때 먹으라고 챙겨주신 거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그랜드캐니언을 가기 위해 중간에 위치한
도시인 윌리엄스(Williams)까지 간다.
오늘도 40번 프리웨이를 따라 계속 이동한다. 운좋게도 아직
경찰한테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
며칠을 가슴 조리면서 다녔던 40번 프리웨이는 나중에 알고 보니
자전거도 통행이 가능한 도로였다. 수마일 단위로 가드레일 옆에
자전거 쉐어(share)를 표지판이 있었고 난 그때서야 안심을 하고
편안하게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었다.
※ 자전거 표지판을 함께 찍어서 올렸더라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을텐데
이점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처음 간 맥도널드...
"앞으로 나의 점심은 니가 책임져라"
맥도널드를 들리는 이유중 점심식사를 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무료 와이파이가
되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무료인터넷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맥도널드에 가면 무료로 인터넷을 하면서 정보나
여행루트를 찾아볼 수 있어 자전거 여행자에겐 사막의 오아시스(Oasis)나
다름없다.
현재 위치
윌리엄스까지 20(32km)마일
마일이 처음에는 km로 계산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계산기를
두드리기 일수였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차 익어서 그냥 눈대짐으로
몇km 남았는지 머리속으로 계산이 가능해졌다.
라이딩중 덜렁거리는 소리가 나서 확인을 해보니 렉을 조이고 있던 볼트가 풀려서
잠시 멈추고 L렌치로 움직이지 않도록 조이고 다시 출발했다.
오르막에 도로상태도 좋지 않아진다.
내려서 끌고 올라갈까 고민했지만 오라막 경사가 심한것 같지 않아서
우선 기아를 저단로 변경후 천천히 올라갔다.
도로가 가면 갈수록 최악이다.
윌리엄스가 가까워져졌다. 로스엔젤레스까지 468(748.8km)마일
"다시 LA로 갈까..."
막연히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왠지 그랜드캐니언까지 차로 타고 와서 온전한 자전거 횡단이
아닌 것 같아 LA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윌리엄스도 KOA 캠핑장이 있는데 거기로 가지 않고 가장 처음에
보이는 RV 파크에 들어갔다.
모텔도 같이 겸업을 하고 있어서 가격으 물어 보았으나 하루 자기에는
많이 비싼것 같았다.
"그냥 텐트사이트 주세요"
여기는 텐트사이트가 산 꼭대기에 있다. 오르막길은 자갈에 모래길 질질 끌고
미끌어지면서 겨우 올라왔다 아놔 가는 곳마다 왜 이러냐
오늘 저녁도 라면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쳤다.
뭔가 부실한 식사를 계속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더위에 지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편 옆 텐트사이트에는 4명의 가족이 캥핑을 하러 왔다.
6.6 : 61km / 플라그스타프 KOA
6.7 : 61.4km / The CANYON MOTEL RV PARK
총 이동거리 : 217.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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