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전거 횡단 #31 [~59일]
비를 피하는 방법
페리스버그 ~ 킵톤(7월 23일) ~ 노스필드(7월 24일)
아침식사를 먹고 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묻고 따지지도
않고 배풀어준 배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이리호(Lake Erie)를 따라서 북동쪽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아저씨가 큰길까지
빠져나가는 길을 알려주셨다. GPS나 구글 검색을 해서 가도 되는데 아저씨가 마지막
까지도 신경을 많이 쎠주셨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거나 연락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집주소와 연락처까지
알려 주셨다.
아저씨는 동양문화에 관심도 많으신것 같았다.
짐을 싸고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같이 찍기로 했다.
물병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물 필요하냐고 묻기에 케이지에서 물병을 꺼냄과
동시에 아저씨가 가지고 가시더니 얼음과 물을 그득하게 채워주셨다.
어제 내게 사진을 주신 분들인데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를 탄다.
이제 떠날시간 마지막으로 사진 모두 함께 같이 찍고 인사를 한후 헤어졌다.
다리 위에서 사고가 났는지 대형트럭의 유리창이 깨지고 내부가 다 타버렸다.
이 차를 견인하는 트럭도 비슷한 체급이다.
오늘 어디까지 가야 할지를 GPS를 보면서 확인했다.
맥도널드에서 식사후 다시 출발~
이제 너무나도 익숙한 공사구간이다.
공사구간이라 해서 불편한 건만은 아니다 간혹 한차선을 통제하고 공사하는 구간도
나온다. 차들은 불편하겠지만 나는 갓길과 차선 하나가 내 차지가 된다.
호수 위로 뭉개구름이 피어 오르는데 마치 핵폭탄이 터지고 버섯구름이 솓구치는 형상이다.
저런 구름 보면 사실 무섭다. 혹시라도 가는방향에 비바람이나 불지 않을까 싶어서다.
거리를 표시한 표지판을 보고 오늘 갈 곳을 예상해 봤다. 일단 노르워크(Norwalk)
까지 가보기로 했다.
출발할때 아저씨가 꽉곽 채워서 넣어주신 얼음인데 더운 날씨에 갈증을 푸는데는
그만이었다.
얼음으로도 갈증이 해결 안될때는 탄산음료도 좋다. 몸에 좋지는 않지만 청량감을
느끼고 싶을때는 가끔 마셔줘야 한다.
5시간도 안되서 100km를 왔다. 오전 10시 반쯤 출발했고 또 맥도널드에서 점심식사
하려고 머문 시간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빨리 온 편이다.
평소 시간당 15km씩 잡고 여행을 하는데 그동안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인가
아무튼 기록을 보고 놀랐다.
상당한 거리를 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와서 온 영향도 있을 것 같다.
빨리 오다보니 노르워크에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려 했다가 시간이 남아서 더
가기로 하고 왔는데 근처에 검색을 해보니 캠핑장도 없었고 모텔도 없었다.
전부 반경 12~3마일 이상 가야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물어보고 마트안에
들어가서 점원에게 물어봤는데도 근처에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일단 다시 더 가보기로 했다.
GPS와 구글맵에 의존해서 1시간 이상을 달려서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낮까지만 해도 구름이 많았지만 비가 올정도의 날시는 아니었는데 하늘을 보니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텐트 칠 자리를 정하려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살피다가 시냇물이 흐르고 나무가 있는
곳을 발견해서 텐트를 치려 했는데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습하여 포기했다. 그래서 캠핑장
사무실과 가까운 곳을 택했는데 여기도 땅이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팩을 박아도
튼튼하게 박히질 않고 뽑히기 일수 였다. 궁여지책으로 팩을 박은후 짱돌을 가져와 팩주변에
괴고 팩이 뽑히지 않도록 방비를 했다. 잠시후 빗방을이 한두방을 떨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텐트 설치후 이집트에서 가족 여행온 분들을 만났는데 나를 보더니 고생한다며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글쎄...
텐트는 이미 설치를 했는데 그 안에서 자다간 금방이라도 침수가 될 듯 하여
우선 자전거 부터 지붕 아래에 옮긴 다음 잽싸게 텐트도 6개의 팩을 뽑고
텐트 한쪽 끝을 잡고 끌어다 놨다.
비는 그렇게 밤새도록 퍼부었다.
어제 아침의 비는 그냥 애들 장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한여름 장맛비를 연상하게 했다.
서부와 중부까지만 해도 비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네브라스카 중부를 지나서부터 3~4일에
한번 최근에는 2~3일에 한 번 꼴로 오는 것 같았다.
이런 지붕이라도 없었으면 난감 했을것 같았다. 전날 캠핑장 주인 아주머니가 비 올경우
픽크닉 장소로 쓰이는 건물 안으로 텐트를 옮겨도 좋다라는 허락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아침이 되도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비를 피한 곳이다. 피크닉이나 레크레이션 장소로 쓰이는 곳인데 다행히
쓰는 사람들이 없어서 내가 사용할 수 있었다. 가려져 있어 외부에 노출도
안되고 비도 들이치지 않아서 편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아침은 컵라면 2개와 바나나 하나로 식사를 했다.
캠핑장에 많이 가봤지만 아직까지 수영장을 사용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클리블랜드까지 40마일 남았는데 대도시 안으로 들어가면 복잡하니 도시 외각으로
돌아 가려고 한다.
미국에서 많이 먹었던 에너지 바
하이웨이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경찰이 나타나서 검문을 했다.
알고 보니 달리던 도로가 하이웨이에서 프리웨이로 바뀌는 지점이 있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달려 버렸던 것이다. 프리웨이가 시작되기전에
빠져 나왔어야 했다. 젊은 경찰인듯 보였는데 본연의 임무에 굉장히 충실한 것
같았다. 여권을 확인 했고 주머니에 있는게 뭐냐며 꺼내보라기도 하고 뭔가
흉기 같은 것으로 생각 했던 것 같았다. 주머니에 있던건 GPS였는데 볼록하게
나와 있어서 무기 같은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문제가 없도록 경찰에게 최대한 협조를 하였다. 경찰이 나에게 더 이상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으니 Exit가 나오는 곳 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자전거와 짐을
경찰차의 뒷 트렁크에 싣고 떨어지지 않게 밧줄로 묶은 다음 뒷자석에 타라고 했다.
10여마일 떨어진 곳에 내려준 후 결찰은 나에게 여행 잘하고 조심하라 했다.
경찰에게 강제픽업(?) 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틀동안 비때문에 고생해서 몸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 오히려 잘 된 케이스 됐다.
먹고
"ROAD CLOSEED" ㅠ.ㅠ
이 길로 바로 가면 되는데 공사중이라 3~4마일 정도를 돌아서 갔다.
먹고
또먹고
체력이 떨어지니 매 한시간 마다 뭔가를 먹었다.
지대가 낮은 이리호를 끼고 갔으면 고생은 안했을텐데 괜히 클리블랜드를
가지 않으려고 돌아갔는데 언덕만 나오고 40~50km도 손해를 보는 느낌이었다.
고도를 확인하니 아침보다 2배 정도는 높아 진 것 같았다.
아침보다 체력이 많이 저하 됐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날은 라이딩 일찍 접고 편하게 쉬어야 하는데 캠핑할 생각은 엄두도 안났다.
주유소에 들려서 군것질 거리를 산다음 빨리 모텔에 가서 쉬어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났다.
1시간쯤 더 간 후에 노스필드(North Field)란 도시에 있는 모텔에 들어가서 일찌감치 라이딩
을 마쳤다.
7.23 : 131km / Schaun Acres Campground
7.24 : 80.1km / Sunset Motel
총 이동거리 : 4,364.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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