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전거 횡단 #30 [~57일] 비가 그치고 찾아온 따듯한 만남(페리스버그)









미국 자전거 횡단 #30 [~57일]

 비가 그치고 찾아온 따듯한 만남(페리스버그)








Harrison Lake State Park ~ 페리스버그(7월 22일)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꿈인가?











꿈인지, 잠결에 들은 소리인지 비몽사몽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뭔가가 연속적으로

아주 빠르게 텐트를 때리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이게 뭐슨 소리지?"

텐트 지퍼를 열고 밖을 보는 순간 얼굴에 빗물이 쏟아져 흘러내렸다. 잠시후 


"이거 장난 아닌데" 하면서 혼잣말을 내뿜고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비를 맞아가며

짐과 자전거 텐트를 근처에 있는 화장실 안으로 피했다.

화장실 안이 넓어서 자전거와 짐을 들여놓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비는 한동안 계속 퍼부었다. 








화장실 안에서 마땅히 할 것은 없었고 그냥 음악 들으면서 하염없이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게 전부였다. 어제저녁 밤하늘에 별들이 하도 반짝반짝 거려서 비가

올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과연 이 비가 언제 그칠지 출발은 할 수 있을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늘만 쳐다봤다.










시간이 한시간 반정도 흘렀을까 빗줄기가 잦아드는 것 같아 떠날 채비를 했다.

오늘은 하는 수 없이 우중라이딩을 하게 됐다. 라이딩 중 비가 많이 와도 갈

수 있는곳 까지는 가보기로 했다. 막상 출발하려니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렇게 또 30여분을 뭉그적 거리다가 떠밀리듯 늦은 출발을 했다.



내 뱉는 입김과 밖의 온도차로 인해서 선글라스에는 계속 김이 서리고

빗방울은 선글라스 사이로 들어와 전방을 주시하기가 어려웠다.


평소보다 힘은 배로 들고 아침 식사도 거르고 출발을 했으니 라이딩

하는게 쉽지 않았다.



어떤 여자 운전자가 내 옆에 멈추더니 어디를 가느냐고 물었고 나는

주유소를 찾아 간다고 했다. 그 운전자의 대답은 앞으로 40여 마일은

가야 주유소가 나온다고 했고 이내 조심하라고 하면서 가던길을 갔다.

빨리 주유소를 찾아 뜨거운 음료와 함께 몸을 녹이고 싶었는데 40마일이라니

가는 길이 그저 깜깜할 뿐이다.




그냥 일단 가보자라는 생각에 앞만 보고 40여분을 가고 있을때 월마트가 보였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꿈인가 싶었다. 아까 운전자가 분명 40마일 이라 했는데...

아무튼 다행이었다.









GPS상에서 워세온(Wauseon)이라는 도시를 보긴 했는데 월마트나 맥도널드가

있을정도의 큰도시였는지는 몰랐다.

일단 안에 들어가서 몸부터 녹이려고 맥모닝과 추가로 커피를 주문했다.








몸이 어느정도 따듯해지고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비가 오는 창밖을

보니까 하루종일 여기에 있고 싶어지는 유혹이 들었다.








식사후 인터넷 삼매경에 빠져 잠시 자전거 여행자란 것을 망각하고 싶었다.

"오늘은 정말 밖에 나가서 자전거 타기 싫다 흐~엉!" 

맥도널드 안에서 근 2시간 반 이상을 비비적거린 것 같았다.









맥도널드에서 나와서 아까 봤던 월마트에 들어가 아시아 푸드쪽 누들코너에서 신라면을

발견하고 싹쓸이(?)를 했다. 싹쓸이는 아니고 진열대에 보이는 10개 정도를 카트에 담았다.

"욕심이 너무 컷나"

캠핑장에서 뜬 물은 냄새가 나서 다 버렸고 마트에서 물도 1갤런(3.75리터) 같이 구입했다. 








모뉴먼트 벨리 캠핑장에서 번들로 들어 있던 텐트 팩을 박살내먹고

4~5일 버티다가 콜로라도에서 코테즈에서 구입한 팩을 3주 정도 사용

했는데 죄다 휘어져 버렸다. 아웃도어 코너에 들어보다가 팩이 눈에


띄어서 팩도 구입했다.

"또 얼마나 버텨 줄지..."

























워세온(Wauseon)을 출발해서 3시간 넘게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달렸다. 역시 비오는 날에 라이딩 하는건 무리인 듯 싶었다.

잠시 쉰후 1시간 반정도를 더 달려서 페리스버그(Perrysburg)란 제법 큰 도시에

도착했는데 더 이상은 체력이 바닥이 나서 라이딩은 무리라 생각하여 모텔을

찾기 시작했다. 페리스버그 시내를 지난후 루트를 다시 설정하기 위해 GPS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옆에 오더니 오디까지 가냐고 물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는 중이라 했다. 내 얘기를 듣고는 오늘 잘곳 없으면 

자기를 따라 오라는 것이었다. 자기 집에 초대한 다는 소리였다.



처음에 의도적으로 접근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왠지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아 일단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 운전자의 차는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의 

소형차였다. 2~3km 정도를 그 운전자 차를 따라 갔고 내가 늦춰지면 

속도를 줄여 내가 따라오는가를 주기적으로 확인을 했다. 



아무튼 그렇게 그 운전자의 뒤를 따라가서 간 끝에 집앞까지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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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으로 나를 안내해주며 화장실과 내가 잘 방이 어딘지 알려주었고 배고프냐는

질문과 함께 이것저것 먹을것을 가져다 주었다.

처음에는 나를 초대한 분의 이야기를 잘 못알아 듣고 무작정 따라 갔지만

알고 보니 나를 초대해준 분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출신이었고 오늘저녁

자신과 함께 참전했던 친구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같이 할 계획이 잡혀 있던 것이다.

 








가운데 분이 나를 집으로 초대해 준 분인데 친구분들이 온후 내 얘기를 하면서

타고 온 자전거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서 다함께 차고로 나갔다.


 






자전거 여행중 가장 힘들었던 날인데 뜻하지 않게 좋은 분들을 만난것이다.
















모자를 쓰신 분의 젊었을때 사진이라고 한다.









이것도 역시 모자 쓰신 분의 사진...

칠면조를 사냥후 찍은 사진인데, 사진을 보고 있는 와중에 나보고 가지라고 한다.

이거 소중한 사진 아니냐고 했더니 그냥 기념이니 가지라고 재차 가지라고 했다.









잠시후 또 다른 친구분이 오셨는데 차고로 나가 또 내 얘기를 하면서


짐과 자전거를 구경하러 갔다.









오랜만에 만나셨는지 다들 이야기꽃이 만발했다.



















집앞에는 수영장과 이리호(Lake Eire)로 흘러 들어가는 모미강(Maumee River)이 보이는

상당히 큰 집이다. 이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는데 초대 받고 와보니까

기분이 묘해진다.










저녁에는 이분들과 뚤레도에서 있는 저녁식사 모임에 따라갔다.









아저씨가 웨이터에게 나를 소개시켜 주는데 얘기를 듣더니 놀란다.

















오긴 왔는데 뭘 주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메뉴판을 보면서 스마트폰에서 영어사전을 검색해 가며 뭐가 뭔지 하나하나 

살펴봤다. 메뉴에서 그나마 아는 단어중 하나가 연어(Salmon)였다.

내가 고심을 거듭하자 옆에서 몇가지 추천을 해주시는데 단어가 생소해서

연어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연어는 이미 먹어본 경험이 있으니 맛이 괜찮을 것 같았다.










주문하기 전에 웨이터에게 부탁하여 같이 사진을 찍었다.



















사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은 처음이라서 모든게 낯설었다.


















식사를 하면서 이분들의 대화를 경청했다. 경청했다라기 보다는 너무 빨라서

대화중에 내가 아는 단어가 나오면 대략 그렇구나 하는 식으로 듣고 웃기만

할뿐이었다.






















미국 어디를 가든 연어하면 알래스카 지역에서 잡은것을 최고로 여기는 것 같았다.

역시 뚤레도에서 먹은 연어도 알래스카산이다.

다음 자전거 여행은 알래스카에가서 정말 오리지널 알래스카 연어를 먹어봐야겠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강 건너편 뚤레도(Toledo)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가운데 분은 나를 초대 해준 분 그리고 옆에분은 그의 부인이다.








식사후 밤에는 뚤레도에 있는 카지노에 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게임 한번 못했는데


여기서 한번 해볼까 생각했다가 그냥 포기했다.

맥주 마시면서 사람들 게임 하는거만 지켜봤다.


사실 룰렛이나 슬롯머신, 블랙 잭은 해보고 싶었다.

카지노 카드게임중 유일하게 룰을 아는게 블랙 잭이었다.

그냥 다음 기회로...








카지노에서 나온다음 친구분들과 헤어지고 11시가 다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아침만 해도 이렇게 편하게 잘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웜샤워 호스트 집 말고 초대를 받고 미국 가정에 가본건 오늘이 처음이다.

내일부터는 이리호(Lake Erie)를 따라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올라갈

예정이다.




7.22 : 77.9km / 페리스버그 현지인 초대







총 이동거리 : 4,153.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