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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미국 자전거 횡단

미국 자전거 횡단 #22 [~41일] 울고 넘는 아이오와!

by 태디 201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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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전거 횡단 #22 [~41일]

울고 넘는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시티 ~ VIKING LAKE STATE PARK (7월 05일) ~  Brayton(7월 06일)









오늘을 끝으로 네브라스크와는 안녕이고 전설적인 서부의 사나이 존웨인의 고향 아이오와에

가게 된다. 존 웨인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아이오와에 대한 얘기는 오래전에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통해서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막상 가려니 긴장이 된다.








네브라스카와 아이오와는 미주리강(Missouri River)을 경계로 하고 있다.  미주리강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다가 미시시피 강과 함류하게 된다. 미시시피 강의 지류라고도 할 수

있다. 길이는 3,970m이며 미시시피 강 본류보다 길다.

(두산 백과 참고)

















기대 반 두려움 반... 아이오와에서의 라이딩이 시작된다.
















듣던데로 시작부터 만만하지 않다. 갓길에 자갈보다 작은 돌들이 흩 뿌려저 있어 핸들을 좌우로

조금만 흔들면 타이어가 한쪽으로 미끄러지기 일수이다. 당연히 가는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승차감도 좋지 않았다. 위험을 감수 하면서 도로로 나가서 달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









이런 도로는 전방에 산이 있는 곳까지 4km정도 계속 이어진다. 오면서 여러번 넘어질 뻔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오긴 했지만 그리 높지 않은 산하나를 넘어야 했다.









갓길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는데 이따금 자전거 하나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정도

의 넓이 정도 되는 갓길이 나타나다가 없어졌다.










가도 가도 도로 사정은 바뀌지 않았고 어느때 부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막 발사됐다.

욕이라고 해봐야 쌍욕은 아니고 도로에 대한 푸념 같은 거였다. 아이오와를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계속 이럴텐데 욕만 주야장천(주구장창의 바른 한자성어) 했다간 정신적으로

심히 피폐해질 것 같아 마음을 다스리기로 마음 먹었다.
























차도로 가고 깊은 달콤한 유혹이 있지만 대형 트레일러 들이 수시로 지나가기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라이딩시 수분과 당섭취를 위해서 과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꺼내고 보니 이게

마지막 인듯 한데 가다가 마트나 과일가게가 있으면 과일을 사야겠다.








도시간 거리가 있는 곳을 지나때 대형마트가 있으면 꼭 식료품이나 필요한 것을 구입 하게 된다. 

없는 것보다는 넘치는게 그래도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또 한보따리 구입...과연 페니어에 다 들어갈 수 있을까 싶지만 꾸역꾸역 넣으면 다 들어간다.

페니어를 빵빵하게 채우면 든든한 마음이 들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페니어를 꽉 채웠으니 이내 출발하고도 싶지만 맥도널드를 봤으니 그냥 지나치기에는

뭔가 심심할 듯 하여 점심때도 됐으니 들려서 웜샤워 호스트에게 메시지가 왔나 확인도

하고 라이딩 정보도 얻을겸 겸사겸사 해서 들어갔다.









메뉴는 늘 먹는 그것?








셰난도아(Shenandoah)를 벗어날때쯤 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 언덕이 시작됐다. 이제부터 긴장좀 하고 

엠보싱(embossing) 같은 아이오와 남부를 넘으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했다.

배는 부르고 페니어는 빵빵하고 언덕길은 하염없이 야속할 뿐이고 언덕을 올라가는 속도가

계속 더뎌졌다.
 








느릿느릿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바이킹 레이크 주립공원에 겨우 도착했다.








내가 주립공원을 찾는 이유는 일반 RV Park보다 10$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자연을 즐기고 싶어서 오기도 한다.









지도상에는 캠핑장이 있다고 표시는 되어 있지만 막상 그렇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주립공원에 딸린 캠핑장에 올때는 항상 긴가민가 하면서 현지 사람들에게 재차 물어보면서

확인하고 온다. 다행히 여기도 캠핑장이 존재했다.








이번에도 예약하고 오질 않아서 혹시나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한숨 돌렸다. 더욱이 오늘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이었다.

직원에게 13$을 지불하고 내가 사용할 캠프그라운드를 안내 받았다.
 








내가 사용하게 될 자리는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다. 대부분 물가나 샤워장등 편의시설

이 가까운 곳을 선호하기에 남아 있는 곳은 구석지고 캠핑장의 맨 끝일 수 밖에 없다.

이곳은 단체팀이 사용하는 구역인데 다행히 예약자가 없어 내가 이 넓은 곳을 다 사용하게 됐다. 


한적하니 혼자 조용히 캠팡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단점이라면 벌레와 모기가 많다는 점뿐이다.

서둘러 식사를 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필요할때 사용할 수 있도록 입구에 식수펌프가 있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다른 아영객 사이로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어디까지 가세요?"

"뉴욕까지 갑니다."

"Good Lucky!"

"Thank you!^^"

이런 맛에 자전거 여행을 다닌다. 가는 곳마다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뜻밖의 친절함에 감동하고 

자전거 여행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에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 자전거 여행을

즐기고 싶다.

















어제는 캠핑장까지 신나게 내려왔지만 오늘은 또 캠핑장을 빠져 나가기 위해 신나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한다. 









연인끼리 또는 친구끼리 온 사람들보다 부러운게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다.

나도 며칠 여기 늘러 있고 싶지만 그저 마음뿐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서둘렀다.









이제 언덕을 봐도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냥 많은 여행길중 지나는 그런 흔한 길이

돼버렸다 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렇기에는 너무 야속하다. ㅠ.ㅠ















비포장의 갓길과 도로를 왔다갔다 하며 위험한 라이딩을 하다가 운좋게 갓길을 만났다.

처음에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갓길이 매우 좁았다. 그나마 있는 갓길도 반은 졸음방지턱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갓길 넓이는 30cm도 되지 않았다. 줄타기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참고 달리기도 했으나 비포장 갓길과 졸음방지턱 사이에서 라이딩 하는데 집중이 되질

않았다. 왼쪽으로 가면 드드드드드~~~~ 손가락 마디부터 머리까지 전달되어 오는 진동은

뭐라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 나빴다.

 















스마트폰 한달 약정이 끝난지 며칠 되서 구글맵이나 웜샤워 호스트의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인터넷이 필요했다. 그래서 오늘 가기로 한 웜샤워 호스트 집과 거리가 가까운 도시인

애틀랜틱(Atlantic) 시티에 왔다.








오늘 가게될 웜샤워 호스트는 정해져 있었고 다른 웜샤워 호스트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답장은 죄다 "I am Sorry" ㅠ.ㅠ 

다른 웜샤워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때 밖에서 라이더 한명이 들어와서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런곳에서 누가 나를 찾지 생각했는데 그가 와서 말하길

내가 너를 초대한 호스트라고 하면서 밖에 있던 내 자전거를 보고 알아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하는 말이 자기는 오늘 밤에 일을 가기 때문에 없을거라

했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있으니 잘 챙겨줄거란 말을 하며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떠났다.

이런곳에서 호스트를 만나게 될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호스트의 집은 10마일(16km)정도 떨어져 있다. 아이오와 북쪽 방향인데 여기도 온통 언덕길

뿐이다. 아직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무리하지 않고 쉬면서 천천히 가기로 했다.

작은 냇가가 있어 쉬면서 사진을 찍던중 내 뒤에 차가 한대 섰다. 운전석에서 여자가 한명

내렸는데 아까 만났던 호스트의 와이프 되는 분이었다. 

또다시 나를 어떻게 알아봤냐고 물으니 남편이 일터에 가면서 맥도널드에서 나를 봤다고

했다. 태워달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승용차라 그리 하지 못했다.

이따가 집에서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아주머니는 먼저 차를 몰고 떠나셨다.
 















캑캑거리면서 만난 자전거 도로 표지판... 300feet만 가면 된다고 하는데 가는동안

"설마 여기에 자전거 도로가 있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못 미더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정말 자전거 도로가 있었다.







그것도 자동차 도로와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 전용 도로였다.

쾌재를 부르지 아니 할 수 없었다. 








신나게 앞만 보고 간 나머지 가고자 하는 목적지와는 멀어지고 있었다. 너무 와버린 느낌에 다시

핸들을 돌여 오던길을 되돌아 가기로 했다.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345 ST를 보고 온다는 것을 깜빡하고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이 길로 곧장 따라만 가면 된다.


























나무들 사이로 가려진 집이 오늘 가게될 호스트의 집이다. 주변 풍경이 내가 상상하던

전원속 시골집 풍경이었다. 








집에는 아주머니와 딸 두가족이 있었는데 나를 따듯하게 반겨주었다. 여행얘기, 아이오와의 유명한 것들 

그리고 지도상에 우리나라 위치 내가 사는 곳 등등 짧은 영어였지만 서로를 알아가는데 충분했다.

저녁식사로는 오래간만에 고기를 먹었는데 농약이 들어가지 않은 과일과 채소 그리고 드넓은 아이오와의 평야

에서 자란 소를 요리해 만든 고기까지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을 맛볼 수 있었던 뜻 깊은 기회였다.





7.05 : 108km /  VIKING LAKE STATE PARK 캠핑장

7.06: 79.6km /  Brayton(Dan & Penny Beaman)






총 이동거리 : 2,695.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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